[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신한·KB 머뭇한 사이에 하나가 달렸다①하나은행, 대출자산 위주 성장전략 고수…KB·신한·우리 보수적 시장 접근
고설봉 기자공개 2023-05-22 08:21:39
[편집자주]
은행 판도가 변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과 운용 전략이 변화를 맞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요인도 다양해졌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과 공공성 이슈도 주요 변수다. 최근 몇년 대동소이하던 경영전략도 각 은행별로 차이가 커졌다. 자산성장 전략과 속도는 제각각이고 큰 변동 없던 은행간 순이익 순위도 이전과 달라졌다. 더벨은 올 상반기 펼쳐지고 있는 은행 판도 변화가 일시적 현상인지, 하반기에도 지속될 이슈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시중은행간 경쟁의 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최근 몇 년 순이익 경쟁에서 1위를 놓고 다투던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하나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하나은행과 3위 경쟁을 펼치던 우리은행은 자산성장 속도를 늦추며 4위로 내려 앉았다.◇KB·신한 숨고르기, 우리 내부정비…나홀로 공격적 영업 펼치는 하나
최근 몇 년 은행간 경영전략은 큰 차이점 없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대출자산 증대를 목표로 가계 및 기업 대출 시장에서 자산성장 경쟁을 펼쳐왔다. 코로나19로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모든 은행이 고르게 대출자산을 키울 수 있었다.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 효과로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지자 이자이익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따라 각 은행별 이자이익은 매년 역대 최대 실적기록을 갈아치웠다. 순이익도 매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상대적으로 비이자이익 의존도는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사모펀드 부실 이슈로 각 은행 WM부문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맞았고, 기타 수수료이익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자수익에 더 많이 의존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영전략도 대출자산 성장 위주로 짜여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대형 은행들의 경영전략은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출 중심의 자산성장을 내려놓고 리스크 관리와 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대출이자도 인위적으로 낮추는 등 이자이익 기반을 약화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전체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조직문화 쇄신과 내부통제 강화 등 지배구조개선의 후속 이슈로 정신이 없다. 우리금융 차원의 지배구조 이슈가 장기간 큰 파장을 만들었던만큼 새로운 회장(CEO) 취임 이후에도 여진이 남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규모 자산성장과 수익 창출 등 공격적 영업을 펼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경쟁사들과 정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대적인 대출자산 성장과 이자이익 증대를 목표로 연초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자금수요가 줄고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는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리스크 요인도 제거하고 있다.

◇대출자산 성장률 1위 하나은행…이자이익 늘리며 리딩뱅크 찍었다
올 1분기 은행업 핵심 사업군인 대출시장에서 하나은행이 독주했다.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장 가파른 대출자산 성장세를 기록했다. 경쟁사들이 다소 보수적으로 대출시장에서 눈치를 보는 사이 하나은행은 예년보다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쳤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올 1분기 말 원화대출 증가율 0.1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05%로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마이너스(-) 0.58%와 마이너스(-) 0.77%로 역성장했다.
세부적으로 하나은행은 올해 은행권 경영전략의 핵심인 기업대출 위주 자산성장에서 경쟁사를 압도했다. 하나은행 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144조8280억원에서 올 1분기 말 146조6510억원으로 1.2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도 기업대출 확대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성장률에선 하나은행보다속도감이 높지 않았다. 지난해 말 대비 올 1분기 기업대출 성장률은 국민은행 1.05%, 신한은행 0.97%, 우리은행 0.44% 등을 각각 기록했다.

대출자산 증가율은 그대로 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하나은행이 올 1분기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달성한 1등 은행으로 올라섰다. 이전까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은 3위권 은행으로 머물렀지만 올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도 공격적 성장 전략을 펼치며 왕좌를 차지했다. 그동안 3위 경쟁을 펼쳐왔던 우리은행과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 970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9022억원 대비 7.59% 성장했다. 이자이익을 키우고 비이자이익에서도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서나가며 수익성을 높였다. 또 판관비를 크게 줄이면서 순이익률을 높였다.
올 1분기 하나은행은 970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반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나란히 각각 9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격차는 각각 392억원 벌어졌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순이익은 8595억원으로 하나은행과 격차는 1112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은행이 꾸준히 대출 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올해를 시작하면서 한발 앞서 기업대출시장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대출자산 증대와 함께 NIM도 크게 개선하면서 수익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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