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는 지금]10년간 순현금 유지, '기술 투자' 곳간도 넉넉③현금흐름 관리로 불황에도 재무건전성 제고·유동성 확충
김혜란 기자공개 2023-06-07 15:23:27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유례없는 반도체 불황에 한미반도체도 실적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반등의 시기가 다가오고 한미반도체는 준비가 돼 있다. 고대역메모리(HBM)용 실리콘 관통전극(TSV) TC본더 장비로 '제2의 도약'을 노린다. 베트남 거점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인도 시장에 진출해 '점프업'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1980년 설립해 지난 40여년간 후공정 장비 국산화 신화를 이뤘다.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한미반도체의 면면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탄탄한 재무안정성. 한미반도체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으로 한미반도체의 실적도 크게 줄었으나 현금 곳간은 그 어느 때보다 두둑해졌고 재무건전성이 크게 좋아졌다.현금흐름이 적절하게 잘 관리된 덕이다. 목표한 캐파(CAPA·생산능력) 확장도 지난해 마무리돼 당분간 캐펙스(CAPEX·설비투자) 집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넉넉해진 투자 재원은 연구·개발(R&D)이나 사업다각화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만큼 새로운 성장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았다는 얘기다.
◇실적 보릿고개에도 순현금 유지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19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78억원으로 순현금 1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순현금은 1013억원이었다. 순현금 폭이 더욱 커진 셈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약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2% 급감했으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101억원 순유입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반도체 불황 여파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둔화됐지만 매출채권(외상대금) 회수가 이뤄지며 순유입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매출채권 322억원을 회수한 반면 매입채무(외상값)는 35억원을 오히려 갚아 부담을 덜어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95억원 순유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 넘게 유입됐다. 2021년 영업현금흐름(523억원) 보다 순유입 규모가 2배 이상 많았다. 역시 매출채권 회수 덕분에 현금 유입량이 늘었다.
장비사의 경우 수주 계약을 받고 장비를 공급할 때까지 선수금과 중도금, 잔금을 시기별로 나눠 받는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회수가 적절하게 이뤄졌고 이 덕에 현금흐름 관리가 잘 된 것으로 해석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2013년 이후 지금까지 10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 순현금 기조를 유지해 왔다는 점이다. 영업현금흐름은 2018년 456억원, 2019년 271억원, 2020년 375억원 등으로 10년간 순유입을 달성했다. 순현금 폭도 2013년 연결회계기준 261억원에서 올해 1분기까지 4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에도 한미반도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3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현금 보유금을 1000억원 넘게 채운 뒤 올해까지도 넉넉한 곳간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CAPEX는 제한된 한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엔 268억원의 자본적 지출이 있었으나 지난해 CAPEX는 93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도 CAPEX는 약 24억원에 그쳤다.
특히 작년과 올해는 유례없는 불황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와중에 남다른 현금 관리 역량을 보여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19년에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실적 보릿고개를 겪었으나 이때도 순현금상태를 유지했다.
◇5공장까지 확보…CAPEX 제한
한미반도체는 2017년과 2019년 각각 3, 4공장을 지은 뒤 지난해까지 5공장 건설을 마무리하며 연간 2400대 CAPA를 확보했다. CAPEX는 2013년 이후 2017년까지는 200억원 미만으로 집행했으나 4공장 건설을 위해 2018년과 2019년 CAPEX가 각각 246억원, 193억원이 투입됐다. 2021년에도 5공장 확보에 자금이 많이 투입되면서 268억원의 CAPEX가 투입됐다.
풀캐파를 돌리면 매출 6000억원까지 가능하게 생산시설을 확충해 둔 상태라 앞으로 당분간 CAPEX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미반도체의 경우 제품군 다각화에 워낙 적극적이라 앞으로 신규 아이템 론칭 등을 위한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반도체는 지속적으로 장비 라인업을 늘리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 수입했던 반도체 절단장비 마이크로쏘까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부턴 '마이크로쏘 앤 비전 플레이스먼트'(micro SAW & VISION PLACEMENT) 판매가 가능해졌다. 또 중앙처리장치(CPU) 등 하이엔드용 반도체 패키지나 차량용 반도체 패키지 등 각각에 특화된 마이크로쏘를 신규 개발해 내놓으면서 제품군을 계속 늘리고 있다.
역시 R&D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하며 장비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늘린 덕이다. 한미반도체의 R&D 비용을 보면 지난해 약 204억원, 2020년 159억원, 2021년에도 약 216억원이 투입됐다.
탄탄한 재무건전성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은 한미반도체의 재무전략 특징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CAPA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넉넉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건 한미반도체가 앞으로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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