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17년 흑자' 한국정보인증, 외형 성장 기반 다졌다①종속회사 편입 효과로 작년 매출 약 50% 증가, 가상자산 인증으로 사업 확대 추진
정유현 기자공개 2023-05-26 08:43:13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호 공인인증기관으로 시작한 한국정보인증은 통합보안인증 기업이다. 2000년 출범 후 확고하게 형성된 과점 체제를 바탕으로 성장했으며 공인된 신뢰도를 바탕으로 국내 인증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시장 선도자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2014년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고 2020년 말 전자서명법이 개정되는 등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보안 기술 도입 등 신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시기적절한 M&A를 통해 사세를 키운 영향에 내실까지 다진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자기자본 규모 이미 충족, 지난해 매출 870억 달성 덕 '승격'
한국정보인증이 올해 코스닥 시장 우량기업부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한국정보인증의 기업 규모나 순이익,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은 우량기업부 조건을 이미 부합한 상태였다. 작년 말 기준 자본 총계는 2137억원이 넘는다. 연결 기준으로 자본 총계가 7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부터였다. 별도 기준으로는 2016년부터다.
순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최근 5년간 매년 5% 이상의 ROE도 달성했다. 우량기업부 승격을 위한 부족한 부분을 따지자면 매출 규모였다. 한국정보인증의 매출은 2015년 300억원을 넘어선 후 2018년까지 300억원대를 횡보하는 수준이었다.
2019년 400억원을 처음으로 넘기고 2021년 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870억원이 넘는 영업 수익을 올린 덕분에 3년 평균 매출이 641억원으로 기준(3년 평균 매출 500억원)을 넘겨 우량기업부 열차 탑승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밀레니엄을 한 해 앞둔 1999년 ‘전자거래기본법’과 ‘전자서명법’이 제정되며 공인 인증기관 설립이 추진됐다. 해당 법안은 공인인증서의 기초가 된 법으로 법안 통과 이후 공인인증서를 만들 기업이 필요했다. 정부는 엄격한 조건을 내세웠고 삼성SDS, LG인터넷, SKT, KT, 일진 등 22곳이 출자해 탄생한 곳이 바로 한국정보인증이다. 현재는 인증서사업, PKI 솔루션사업, SSL(웹보안서버)사업, 바이오인증사업, OTP(일회용 비밀번호)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유선 인터넷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한국정보인증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04년까지 매출은 커졌지만 순손실이 이어지다 2005년 처음으로 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한국정보인증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된 사업자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과점 체제라는 시장 환경 속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17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공인인증서 폐지에도 성장세 지속, 전략적 투자 통해 신사업 추진
한국정보인증은 출범 후 두 번의 굵직한 위기를 맞는다. 2010년 이후 공인인증서 존폐 논란이 거듭됐고 상장을 준비하던 2013년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법률 개정이 구체화된 이후에 심사를 재추진하라는 의사를 전달받기도 했다. 이후 2014년 정부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공인인증서의 의무사용 조항을 삭제했다.
공인인증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 회사들은 보안 수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분위기였다. 공인인증서가 사양산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단은 사실상 없었고 한국정보인증의 인증 사업은 호조를 이어갔다.
한국정보인증은 공개키 기반 구조(PKI)의 인증서비스 솔루션(전자서명, 암호화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지문인증 서비스 사업과 기기인증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5년부터 삼성페이를 통해 지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에는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며 한국정보인증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공인인증서 폐지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의무 사용이 해지되고 한국정보인증의 과점 체제가 막을 내린다는 의미였다.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로 변경됐다. 한국정보인증이 독점했던 공인인증서 시장이 경쟁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보인증의 성장세는 이어졌다. 2020년 매출이 증가했을뿐 아니라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사설인증서(S-PASS 인증서비스) 분야에도 진출했다. 인증서비스를 자체 구축하고 운영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해외 진출뿐 아니라 M&A를 통해 외형 확대를 도모했다.
2021년 다우키움계열사인 OTP 사업을 주로 하는 미래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지난해 합병을 완료했다. 특히 미래테크놀로지 합병을 통해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와이즈버즈'도 종속회사로 편입되며 지난해 매출이 49%나 뛰었다. 지난해 연결 매출 기준 기타부대사업수익으로 251억5915만원이 발생했다. 기타부대사업은 광고 관련 수익이다. 와이즈버즈 매출이 연간으로 반영된 효과를 누렸다.
신사업으로 가상자산 서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확정성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지난해 국내 블록체인 기술 기업 '페어스퀘어랩'에 110억원 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KDAC(커스터디), 로똔다(가상자산 지갑서비스), 디에이그라운드(디지털자산 투자서비스), 블록워터(DeFi 운용) 등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안정적인 주력 매출기반에 신사업을 추진하며 향후에도 외형 성장세가 지속될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정보인증 측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종속기업 와이즈버즈의 연간 손익 반영에 따라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증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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