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 분석]열매컴퍼니 외형 성장 비결, 미술품 조각 투자 '무패'①미술품 재매각 성공률 68%, 투자 손실 건수 '제로'
양용비 기자공개 2023-05-24 08:13:54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은 외감법을 적용 받는다.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다. 또는 △자산총액 120억 △부채총액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 등 4개 조건 중 2개를 충족해도 해당한다. 외감법 적용 결과물은 감사보고서다. 특히 첫 감사보고서는 실적을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 현금흐름, 주주구성 등 그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3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술품 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화폐의 뒤를 잇는 투자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술품을 지분 형태로 쪼개 투자하는 조각 투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 미술 금융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글로벌 미술 금융 시장은 그 규모만 수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만큼 천문학적 규모의 시장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진 작은 시장이지만 반대로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을 가졌다는 평가다.
미술 금융 시장의 성장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으로는 열매컴퍼니를 꼽을 수 있다.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기업이다.
◇매출 고속 성장, 미술품 조각 투자 ‘활황’
열매컴퍼니는 올해 2016년 설립 이후 약 8년 만에 첫 감사보고서를 내며 기업의 재무현황이 드러났다. 외감 기준 4개 중 2개 이상을 충족했다. 직전 사업연도인 2021년말 기준 △자산총액 120억원 이상 △부채총액 7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 △종업원 100명 이상 등 4개 기준 중 자산총액, 매출액 등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87억원, 영업이익 18억원, 순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실적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전년 171억원, 8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8%, 76% 증가했다.
열매컴퍼니는 미술품 유동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금융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미술품 소유권을 분할해 소액으로 판매한다. 2018년부터 국내 최초로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미술품 조각 투자자들은 미술품이 지분 매입 이후 작품이 재매각되면 그 차익을 지분에 따라 나눠가질 수 있다.
지난해 열매컴퍼니가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건 미술품 조각 투자 성과 때문이었다. 열매컴퍼니는 자기자본으로 미술품을 선매입한 이후 지분 90%는 조각화해 판매하고 10%는 보유한다. 투자자가 투자한 미술품 지분 90%를 매출, 열매컴퍼니가 보유한 미술품 지분 10%를 재고자산으로 인식한다. 여기에 미술품 재매각에서 벌어들인 차익도 매출로 잡힌다.
그만큼 지난해 미술품 조각 투자 사업이 호황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열매컴퍼니는 총 168개 미술품의 조각 투자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약 108개 작품 재매각에 성공했다. 엑시트(재매각)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322일이다. 1년 이내에 68%의 확률로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기는 셈이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미술품 조각 투자는 열매컴퍼니라는 GP가 일반 투자자라는 LP를 모집해 미술품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한다고 보면 된다"며 "그동안 미술품 조각 투자를 진행하면서 단 한건도 손실을 낸 적이 없어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불어난 재고자산, 비즈니스 확대 '증거'
지난해 열매컴퍼니가 공개한 재무 상태 가운데 주목할 만한 항목은 재고자산이다. 1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56억원 수준이었던 재고자산은 지난해 138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열매컴퍼니는 미술품을 조각화 한 이후 회사가 보유한 미술품 지분 10%를 재고자산으로 잡는다. 열매컴퍼니가 보유한 미술품 소유 지분이 재고자산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재고자산 증가는 그만큼 열매컴퍼니가 조각화한 미술품 투자 상품이 많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회계상 매출과 재고자산은 뗄 수가 없는 구조다. 미술품을 조각화한 이후 투자자 지분 90%를 매출, 10%는 재고자산으로 인식하는 만큼 매출이 상승하면 당연히 재고자산도 불어날 수 밖에 없다. 재고자산은 재매각을 앞둔 미술품인 만큼 향후 매출로 전환될 자산인 셈이다.
미술품 조각 투자 사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열매컴퍼니의 미술품 매입액도 불어났다. 지난해 상품 매입액만 32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유치한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자금 대부분을 미술품을 매입하는데 활용했다.
열매컴퍼니는 조각 투자 진행하지 않은 매입 미술품도 매입액에 포함하고 있다. 해외에서 매입하는 미술품의 경우 관계회사를 통해서도 매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열매컴퍼니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으나 국내 미술 금융 시장은 잠시 하락 조정기에 돌입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조각 투자한 작품의 재매각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유동화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미술품 재매각을 활발하게 진행해 상당 부분의 재고자산을 처리했다"면서도 "지난해 미술품 조각 투자 건수가 불어나면서 재매각을 활발히 진행했음에도 전년 대비 재고자산이 불어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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