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EV 2030 중간점검]'쏘 쿨' 글로벌 톱3 꿈은 이뤄질까①국내외 공장 신설 잇따라, 생산량·기술력·마케팅 '3박자'
허인혜 기자공개 2023-05-30 07:25:0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현대차는 어떻게 이렇게 멋있어졌나?(How Did Hyundai Get So Cool?)"라는 기사를 실었다. WSJ가 '쏘 쿨'하다고 추켜세운 것은 현대차의 전기차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전기차를 많이 팔고 있는 현대차가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현대차의 목표도 WSJ의 평가와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 톱3를 노리고 있다. 전체 판매량으로는 이미 톱3 반열에 올랐지만 전기차 시장을 콕 찍었다. 남은 계단은 세 칸이다. 현대차는 203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글로벌 전기차 톱3 판매, 신설 공장이 뒷받침
현대차가 내세운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목표는 200만대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중국 비야디(BYD)의 187만대를 웃돈다. 기아의 판매 목표는 160만대로 역시 2위 테슬라(131만대)를 누른다.
판매고 목표의 바탕은 생산량이다. 2030년까지 목표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은 364만대다. 현대차가 전기차 185만대를, 기아가 179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량 확대를 위해 국내에만 24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각오다. 대표적인 투자가 전기차 공장 확대다. 국내에만 경기 화성과 울산에 각각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가 완성차 제조 공장을 짓는 건 1994년 아산공장 이후 약 30년 만이다.
울산공장에는 2조원을, 화성공장에는 1조원을 투입한다. 울산공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연산 15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두 공장을 합한 국내 전기차 연산 목표는 2030년까지 151만대다. 이중 수출 물량을 92만대로 잡았다.
국내 투자 규모도 크지만 현대차그룹의 최대 투자지역은 미국이다. 미국 조지아에 설립하는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만 55억달러, 약 7조2500억원을 투입한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하는 북미 배터리 생산거점에도 각각 6조5000억원과 6조원을 합작사와 함께 투자한다.
조지아 공장은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에 대응하는 무기다. 잠시 하락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점유율은 미국 현지 생산이 가능해지는 2025년부터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까지 건설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연산 30만대 규모다.
◇전기차 마케팅, 기술력·라인업 내세운다
현대차는 CES에서 자동차 대신 로봇을 내세웠다. 신형 바퀴 플랫폼 '모베드'다. 현대차가 로봇을 간판에 세운 이유는 지금은 로봇이지만 위에 차체를 얹으면 전기차로 변신할 기술력이었기 때문이다. 자유자재 주행이 가능한 모베드 외에도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시장의 퍼스트 무버다.
현대차는 2010년대만 해도 전기차 시장에서 걸음이 느린 기업이었다. 그랬던 현대차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평정한 비결은 뭘까.
WSJ가 짚은 비결은 속도전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변화를 일으킨 덕에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다. 고급스러워진 디자인과 외국인 사단도 현대차 전기차 돌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봤다. 결괏값은 기술력과 다양화된 전기차 라인업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31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만 10종의 신차가 예고됐다. 중형 중심에서 소형, 경형 전기차까지 제품군을 늘린다.
◇미국 스파이더맨도 반한 현대차…선진·신흥 동시 공략
스파이더맨은 현대차의 단골 고객이다.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도 현대차의 전기차가 곳곳에서 등장했는데 내달 개봉하는 신작에서는 아예 전광판에 현대차의 로고와 전기차 아이오닉의 이미지를 띄운다. 비행하는 전기차나 현대차가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상용화 중인 자율주행 로보택시도 선보인다. 글로벌 시장, 그중에서도 북미를 타겟으로 한 마케팅이다.
유럽에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9%를 웃돈다. 4월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50만8422대를 기록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BMW가 대항마지만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인 '핏 포 55(Fit for 55)'가 기회다.
아시아에서 집중한 곳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이다. 두 곳 모두 현대차의 완성차 공장이 있는 지역으로 폭발적인 성장세가 매력 포인트다.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한때 약 90%에 육박했고 현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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