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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경영 돋보기]롯데월드, 엔데믹 속 빛나는 '실내 테마파크'신격호 창업주 뚝심 이어져, 월드사업부 작년 '매출 3300억' 사계절 상시 가동 효과

변세영 기자공개 2023-06-01 08:16:30

[편집자주]

해외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콘텐츠로 호황을 누려온 국내 테마파크시장은 최근 수년간 팬데믹 여파로 유례없는 침체기를 겪었다. 불황의 터널을 뚫고 앤데믹 길목에서 다시 봄이 찾아온 가운데 재도약을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 한창이다. 게임사와 이색 콜라보를 선보이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고객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테마파크 업체들의 지난 발자취와 경영상황, 향후 사업전략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 월드사업부는 '1등' 타이틀을 다수 갖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경우 국내 최초이면서 최대 규모인 실내 테마파크다. 1993년 세계 최대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후 2010년 아부다비 페라리월드가 오픈하기 전까지 1등 실내 테마파크 명성을 지켜왔다. 이밖에 월드사업부의 서울스카이는 국내 최고 높이 500m 전망대를 보유하고 김해 워터파크도 국내 최대규모 면적을 자랑한다.

◇신격호의 혜안, 잠실 농촌에 실내형 테마파크 '승부수'

호텔롯데는 크게 사업부문이 3가지로 분류된다. 호텔(리조트 포함)과 면세, 월드 등으로 이뤄졌다. 월드사업부가 호텔롯데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으로 작은 편이다. 다만 면세나 호텔처럼 해외 정세로부터 영향이 크지 않은 데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방문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짜배기 사업으로 통한다.

2022년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매출액은 330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는 35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 매출액 84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호텔롯데에서 월드사업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2.9%에서 7.7%로 확대됐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호텔롯데 영업이익은 357억원이다. 같은 기간 월드사업부 영업이익만 17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비중이 작아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월드사업부를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은 잠실 어드벤처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잠실은 1989년 완공됐다. 일본인 건축가 오쿠노 쇼가 집필한 ‘신격호의 도전과 꿈’ 저서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는 1974년 테마파크를 기획하면서 실무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도권 교외가 아닌 잠실을 택했다. 당시 한강 남쪽은 미개발 상태로 소규모 공장과 주택 단지가 드문드문 우거진 소위 농촌이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은 잠실이 서울 중심가와 가까워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통 편의성과 입지조건이 테마파크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야외가 아닌 실내 테마파크를 고안해 냈다. 당시까지만 해도 테마파크는 개방된 환경에 대규모로 조성하는 게 당연시 여겨졌던 만큼 상식을 깬 행동으로 통했다. 신 창업주는 실내형 테마파크가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1년 내내 높은 가동률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1984년 두 번에 걸쳐서 부지를 매입한 후 1985년 착공에 들어갔다. 대지면적 12만8245㎡, 연건축면적 58만1684㎡에 달하는 대공사를 통해 지금의 잠실 롯데월드가 완성됐다.


◇역대 최대 매출 경신, 정통 롯데월드맨 '최홍훈 대표' 지휘봉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롯데월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물은 최홍훈 대표(부사장)다. 최 대표는 1962년생으로 연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롯데월드 홍보팀으로 입사했다. 이후 롯데월드 지원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영업본부장 등 요직을 경험했다.

롯데월드 오픈에서부터 3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뼛속까지 ‘롯데월드맨’이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초반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수장에 오른 최 대표는 팬데믹을 뚫고 성공적으로 롯데월드 부산을 오픈하는 등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산하에는 영업본부를 중심으로 마케팅부문·경영지원부문·개발부문 등 조직이 산재해 있다. 최 대표를 측근에서 보좌하는 인물은 박상일 상무다. 영업본부장인 박 상무는 테마파크 오퍼레이션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2023 정기인사에서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무게감이 한층 커졌다.

박 상무와 함께 2023 정기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김경범 개발부문장은 테마파크에 신규 어트랙션 등을 도입하거나 신규 사업방향을 구상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상무는 크래프톤과 협업해 최초로 신규 어트랙션 ‘배틀 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얻었다.

마케팅부문장인 박미숙 상무(보)는 프로모션 등을 책임진다. 박 상무 체제에서 롯데월드는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 BTS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대규모 페스티벌 기획과 MZ의 트렌드를 반영한 각종 전시 및 행사 개최 등 테마파크를 차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관계자는 "작년에 매출이 많이 늘긴 했지만 전체 비중에서 해외 입장객이 차지하는 부분이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황"이라면서 "올해 말부터 해외 관광객 숫자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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