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영향 점검]한화솔루션, 본게임은 '솔라허브' 가동하는 2026년부터⑤연 1조, 누적 8조 세제혜택 기대...IRA 이후 경쟁자 투자 확대는 '우려'
정명섭 기자공개 2023-05-04 07:29:23
[편집자주]
작년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국내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IRA의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급 혜택으로 국내 관련 기업들은 올해부터 최대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게 됐다.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등 산업 내 밸류체인에서 경쟁자인 중국이 배제된 점도 단기적으로 호재다. 반면 북미 지역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재무부담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더 격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미국 IRA가 국내 관련 기업에 미칠 영향들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글로벌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뿐만 아니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산업정책이다. 미국은 급성장하는 태양광 제품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분야에도 IRA 예산을 배정했다. 자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늘어나는 태양광 설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전기차와 이차전지 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의 본심은 중국 견제다. 중국은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90% 이상, 셀과 모듈 시장에선 8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지위에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론지 그린에너지, JA솔라, 진코솔라 등이 있다. 론지 그린에너지는 전 밸류체인에서 1~3위 생산능력을 보유한 회사로 잘 알려졌다. 대규모 증설과 수직계열화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시장지배력이 매우 공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중국 배제 속에 태양광 관련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현지에 제조 설비를 보유한 한화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솔라허브' 프로젝트 풀가동 시 연 1조원 추가 이익 기대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영업이익 2450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1% 증가한 수치다. 한화솔루션이 2011년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태양광 개발 사업이 호조를 보였고, IRA 세액공제분 229억원이 이익으로 반영된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률은 17.9%로, 케미칼(2.5%)과 첨단소재(8.6%) 부문 대비 월등히 높았다.
IRA상 태양광 관련 부문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때 지급하는 세액공제와 태양광 제품 제조와 관련한 세액공제로 나뉜다. 제품 제조 관련 세액공제는 품목마다 다르게 적용되는데 △폴리실리콘 kg당 3달러 △잉곳·웨이퍼 W당 0.047달러 △셀 W당 0.04달러 △모듈 W당 0.07달러 등이다. 한화솔루션이 현재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에서 모듈만 생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에 약 1.19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솔루션이 받을 세제 혜택은 매년 커진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8월 IRA 발표 이후 미국 조지아주 일대에 태양광 모듈 설비를 증설하고 웨이퍼와 셀까지 생산하는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7GW 수준인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8.4GW까지 확대하고, 잉곳·웨이퍼와 셀은 각각 3.3GW 수준의 설비를 신설해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올해와 내년에는 태양광 모듈 생산량은 1.9GW, 2.7GW로 커져 각각 1590억원, 2310억원 수준의 세제 혜택이 예상된다. 2025년부터 잉곳·웨이퍼와 셀 생산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세액공제액은 급격히 커진다. 증권가가 추산한 2025년 한해 모듈 생산은 5.8GW, 잉곳·웨이퍼와 셀 생산량은 각각 2.0GW으로, IRA 세제지원책에 대입해보면 약 6900억원 수준이다.
2026년에는 1조500억원까지 세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이 당초 계획한 대로 솔라 허브 프로젝트의 생산능력(모듈 8.4GW, 잉곳·웨이퍼, 셀 각각 3.3GW)을 온전히 가동했을 때의 얘기다.
여기에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지분 21.34%(약 2490억원 규모)를 확보한 미국 REC실리콘의 폴리실리콘 생산까지 포함하면 세액공제분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말부터 연간 1만6000톤(약 5.3GW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양산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IRA 법안 적용으로 누적 최대 8조원 규모의 지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태양광 설비투자 우후죽순...경쟁 심화 불가피
다만 한화솔루션처럼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현지에 공격적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특히 경쟁사들의 증설 계획이 모듈에 집중돼 있어 경쟁 심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태양광 업체 퍼스트솔라는 IRA 발표 이후 모듈 생산능력을 8.2GW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화솔루션의 증설분(6.7GW)보다 높다. 미국 톨레도솔라와 스위스 마이어 브루거도 미국에서 각각 2.7GW, 1.5GW 규모의 모듈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경쟁사마저 대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론지솔라와 JA솔라는 각각 5GW, 2GW 규모의 모듈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기술패권 경쟁으로 중국 기업이 미국 정부의 세제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우선 소규모 태양광 모듈 사업부터 시작해본다는 방침이다.
세액공제를 받기 전에 설비 투자가 선행되는 과정에서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사업 투자에 3조2000억원(약 23억1000만 달러)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비는 유입되는 현금과 차입금으로 감당할 예정이다.
현시점에서 재무비율은 양호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3985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000억원가량 줄었다. 자본적지출(CAPEX)과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보유 현금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올해에만 미국 투자를 포함해 총 2조7000억원을 CAPEX로 쓸 계획이다. 현금이 줄었지만 같은 기간 차입금이 7조2082억원에서 7조621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 규모는 작년 말 대비 1조4033억원 줄어 부채비율이 147%에서 136%로 개선됐다. 이는 2018년~2021년(144~170%)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CAPEX 등 자금소요가 매년 커지는 상황에서 회사는 안정적인 재무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미국 투자 종료 후의 사업환경이나 이익창출력은 회사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SK가스…'경영성과' 반전 필요
- [SK그룹 인사 풍향계]'그림자 참모' 있는 곳엔 굵직한 변화…다음 행보는
- [2024 이사회 평가]주력사업 부진한 HS효성첨단소재, 독립성·다양성 개선 시급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더 악화할 '미·중 패권 갈등'이 기회
- [LG그룹 인사 풍향계]'안정 속 변화'에 무게…부회장 승진 인사 주목
- [재계 트럼프 연결고리]트럼프 1기 인사 영입한 LG…측근 지역구 대규모 투자 인연
- SK이노 'O/I' 추진 조직 신설, 내실 경영 속도전
- [SK 이사회 2.0 진화]거버넌스 체계,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나
- [2024 이사회 평가]OCI홀딩스, 안정적 육각형…자본효율성에도 '저평가'
-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세기의 이혼' 대법 본격 심리, 핵심 쟁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