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재무점검]동양건설산업, 3개월새 현금 급감 '공사 미수금↑'화성봉담파라곤·신월파라곤 단지 완공에도 수백억대 돈 못받아
성상우 기자공개 2023-06-05 07:16:15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건설산업의 현금성 자산이 3개월 만에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수년간 호실적을 이어오면서 재무 여건 전반이 크게 개선됐지만 정작 현금보유고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모양새다. 공사 미수금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의 별도기준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3억원이다. 3개월 만에 1000억원 가량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1620억원의 3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600억원대로 줄어든 건 2019년 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602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자산은 이듬해 730억원대로 뛰더니 2021년에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론 1620억원을 찍었다. 동양건설산업이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최대치다.
2018년 말까지만 해도 수십억원대에 머물렀던 현금보유고가 몇 년만에 수천억원대로 불어날 수 있었던 배경은 단연 실적이다. 동양건설산업은 법정관리 체제로 들어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2015년 EG건설에 인수되면서 본격 흑자 전환하더니 매년 순이익 규모를 늘려갔다.
2018년 51억원 규모였던 순이익 규모는 이듬해 10배 이상 늘어난 530억원이 됐고 이후 매년 100억원 이상씩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전년도의 2배 수준인 1400억원대로 컨텀점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적 호조세를 타고 순항하던 현금 증가세가 갑작스럽게 끊긴 이유는 공사 미수금이다. 실적 측면에선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1182억원의 매출과 200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예년의 분기 평균 실적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실적이 아니다.
1분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공사 미수금의 증가로 인한 현금 감소분이 약 47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630억원 규모의 플러스(+) 흐름을 보였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시키는 직접적 요인이 됐다. 당기순이익의 유입 및 현금 유출이 없는 비용 가산 등으로 220억원의 현금 증가 효과가 났지만 공사미수금 증가로 인한 현금 감소 효과가 이를 전부 상쇄한 것이다.
동양건설산업은 공사 미수금이 어느 현장에서 각각 발생했는지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경우 미수금이 발생한 현장 위치와 공사명을 함께 기재하는데 동양건설산업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각 현장을 ‘계약1’부터 ‘계약16’까지로만 표기했다.
이 내역을 보면 4~5개의 현장에서 수백억원대의 공사 미수금이 인식된 상태다. 특히 ‘계약16’으로 진행 중인 현장의 미수금이 386억원으로 가장 컸다. ‘계약9’와 ‘계약13~14’의 현장에서도 200억원대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계약9’와 ‘계약16’의 현장은 공사 진행률이 90%를 넘긴 상황에서 못 받은 돈이라 리스크가 더 큰 미수금으로 분류된다.
동양건설산업의 공사 수주 내역과 대조해보면 ‘계약9’과 ‘계약16’ 현장은 각각 신월 파라곤과 화성 봉담파라곤 단지인 것으로 보인다. 신월 파라곤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 ‘신목동 파라곤’으로 명칭이 확정된 곳이다. 지난 1분기에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이 조합 측과 공사비 증액 갈등을 빚고 소송전으로 가면서 한 차례 화제됐던 곳이다. 당시 동양건설산업이 단지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입주가 지연된 바 있다. 공사 미수금 역시 아직 받지 못한 증액 공사비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봉담파라곤은 지난해 6월 본격 분양에 나섰지만 청약 미달 사태를 빚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분양 완판 행진을 이어간 인기 지역으로 꼽혔던 곳이다. 지난 5월에 입주가 이뤄졌지만 아직 380억원 규모의 공사 미수금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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