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도 뛰어든 콘솔시장…게임업계 'MS' 후폭풍 주시 공정위 승인 반향…넥슨·NC·네오위즈 등 콘솔경쟁 제한 가능성 '갑론을박'
손현지 기자공개 2023-06-20 10:21:27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콘솔게임으로 눈을 돌린 국내 게임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X박스(콘솔기기)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조건 없이 승인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물론 아직 성사여부를 단정짓기엔 이르다. 인수가 완료되려면 16개 진출 국가에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영국, 미국 등 경쟁당국은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법원에 항고하며 제동을 걸고 있어 딜 종결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가 승인 입장을 밝혔다는 건 콘솔 개발에 한창인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들에겐 상당한 위협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 승인 허들만 넘는다면 국내 게임사들은 곧바로 강력한 히트작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콘솔 라이벌을 맞닥뜨리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공정위, 국내 영향 미미 판단 '승인'
지난해 1월 MS는 블리자드의 주식 전부를 687억달러(약 90조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4월 공정위에 이를 신고했다. MS가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디아블로 등 강력한 IP를 보유한 게임개발사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사안으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블리자드 인수 완료 시 MS의 IP 경쟁력이 몇 배 더 강력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정위는 MS의 블리자드 게임 인수가 국내 콘솔·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검토했다. 심사결과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엔비디아 등 콘솔·클라우드 게임 경쟁사의 점유율이 높지 않았다.
MS의 엑스박스와 블리자드가 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 자체가 작다는게 결정 근거다. 국내에서 MS의 엑스박스 콘솔 비중은 5~10%에 불과하다. 영미권에선 약 45% 수준에 달하는 것과 반대된다.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국내 콘솔게임 매출 점유율은 콜오브듀티가 0~2%, 디아블로 역시 0~2%에 그친다. 배급기준 국내 콘솔게임 점유율은 2~4%, 국내 클라우드게임 점유율 4~6%다. 미국과 영국에선 최대 20%에 달한다.
◇90조 빅딜에 게임업계 긴장
공정위는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국내 콘솔 시장이 작아 단기적으로 보면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자사 IP를 X박스 등 콘솔 플랫폼에 탑재하려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선 이전 보다 더 큰 도전을 감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게임사들은 블리자드 인수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승인 여부 검토 과정에서 게임사들에게 별도로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 게임산업협회 측에만 공문을 보냈던 만큼 입장을 알릴 창구가 없었다.
게임업계는 기존 PC·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개발 행태에서 벗어나 콘솔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일명 3N으로 불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콘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넥슨(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TL), 넷마블(나혼자만 레벨업), 네오위즈(P의 거짓), 펄어비스(도깨비), 시프트업(스텔라블레이드) 등이 콘솔 등 멀티플랫폼 게임을 개발 중이다.
MS의 블리자드 인수 경계론이 부상한 또 다른 배경으론 메타버스나 가상현실(VR) 기술 등 다른 시장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꼽힌다. 게임 이용자의 사용자경험(UX)이 메타버스와 유사한 만큼 향후 이용자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MS가 2017년부터 내놓은 월정액 방식의 스트리밍 게임서비스 '게임박스'는 3000만명 가량 이용자를 확보했다.
메타버스의 경쟁력의 핵심은 IP 확보다. MS도 IP 확보를 위해 수십조원을 쏟아붓고 있다. 향후 자사 클라우드 서버나 AI 기술과 접목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MS는 나델라 CEO 취임 후 B2C 시장 보단 B2B 시장에 집중해온 만큼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을 우선 공략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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