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M&A 성공신화]변방에서 대우조선 품은 '방산 대기업' 되기까지④두산DST·지배구조 개편 작업으로 탄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박기수 기자공개 2023-06-13 07:32:02
[편집자주]
기업의 인수가 '성공작'으로 남기 위한 조건은 다양하다. 인수할 기업이 그룹의 경영 방향성과 맞는지 판별하는 능력, 매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적극성,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 조달 능력, 인수해온 기업의 수익성 제고 등이다. 적시에, 적극적으로, 올바른 매물을 인수해오며 성장해온 대표 기업집단이 있다. 한화다. 태양광과 화학, 방산 등 '빅딜'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던 한화는 2023년 한화오션까지 손에 넣었다. THE CFO는 한화그룹의 M&A 성공역사와 더불어 M&A 과정에서 후방 조력했던 주요 재무 인사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8일 16: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는 '방산'을 빼고는 한화그룹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에너지 사업과 더불어 한화그룹의 거대한 축으로 성장한 방산업은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육·해·공 방산업 모두를 거느릴 수 있게 된다. 그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삼성에서 한 건, 두산에서 한 건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화학사만 사온 것이 아니었다. 삼성그룹 종합 방산업체였던 '삼성테크윈' 지분 32.36%와 삼성테크윈이 지분을 가지고 있던 '삼성탈레스' 지분 50%를 인수한다. 곧바로 삼성을 떼고 한화 간판으로 갈아끼운 두 방산업체는 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방산기업들의 시초가 된다. 이 시점이 2015년으로 2015년 말 지배구조 형태는 ㈜한화→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였다.
1년 뒤인 2016년 4월, 한화테크윈은 두산DST 지분 100%를 6950억원에 인수한다. 이 기업이 훗날 한화그룹의 효자 역할을 한 '한화디펜스'다. 또 한화탈레스의 또 다른 주주였던 탈레스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해 100% 자회사화하고, 사명을 '한화시스템'으로 바꿨다.
삼성에서 한 건, 두산에서 한 건 총 2건의 인수로 한화그룹은 당시 ㈜한화 방산부문(탄약·유도무기체계·수중감시체계)과 한화테크윈(자주포·지휘장갑차·포병장비정비), 한화시스템(지휘통제체계·전술통신체계·감시/정찰체계), 두산DST(기동장갑차·유도무기체계·무기발사체계)까지 거느리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방산업 강자로 거듭났다.
◇한화테크윈의 연속 분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명 변경
2017년과 2018년은 분할의 해였다. 2017년 한화테크윈은 지상방산과 에너지장비, 산업용장비 사업부문을 각각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로 물적 분할했다. 한화테크윈 안에 모여있던 다수의 사업 부문을 단일 법인화하면서 전문화를 노림과 동시에 한화테크윈을 방산업 지주사격 기업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2018년에는 시큐리티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면서 신설법인 '한화테크윈'을 설립했고, 기존 한화테크윈은 현재 사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됐다. 또 한화시스템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율이 일부 희석됐고, 한화시스템은 한화 오너 3세들이 쥐었던 회사인 한화S&C(현 한화에너지)와 합병하는 사건도 이때 일어났다.
◇우량기업 '한화디펜스' 탄생, 추가 통합 트리거 된 한화오션 인수
2019년부터는 통합 작업이 시행됐다. 2019년 한화지상방산이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바꿨다.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지배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한화시스템·한화파워시스템·한화정밀기계·한화테크윈을 자회사로 지배하는 구도는 2021년 말까지 지속됐다.
그러다 작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과 맞물려 한 번 더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졌다. 현금성자산이 풍부했던 한화디펜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순 흡수합병했다. 또 ㈜한화는 방산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매각했다. 한화테크윈은 사명을 '한화비전'으로 변경했다.
또 한화파워시스템은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가 2100억원에 인수했다. 정확히는 한화임팩트의 자회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가져갔다. 또 한화정밀기계도 ㈜한화로 5250억원에 매각됐다.
◇한화오션 품고 육·해·공 방산기업 등극
올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로부터 인수한 한화방산을 합병하면서 현 구도는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비전·한화정밀기계로 굳어졌다. 이중 한화정밀기계는 올해 말 ㈜한화로 매각될 예정이라 사실상 한화시스템과 한화비전만 남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이라는 거대 자회사가 붙었다.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율은 24.66% 수준으로 과반을 넘지 못하지만 명실상부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로 거듭났다.
이외 캐스·쎄트렉아이·에스아이에이·에스아이에스·비전넥스트·바닐라스튜디오·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등 우주 사업과 데이터 분석, 위성시스템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다수 유치했다. 최근에는 미국내 우수 회사 투자를 위해 자회사 '한화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에 6557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피인수 당시 주당 3만원대에 팔렸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주당 10만원 후반대까지 가격이 뛰었다. 한화디펜스 인수와 계열사 이합집산, 한화오션 인수 등으로 기업가치를 3배 이상 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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