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ST유니타스 결합심사 이전 ‘실속’ 다 챙겼다 공정위 심사 8개월째, 계약 불발 위험 상존… 889억 소송 리스크 없애고, 77억 금전 대여도
최윤신 기자공개 2023-06-15 07:07:36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유니타스(에스티유니타스) 인수를 추진 중인 메가스터디교육이 인수 완료 이전부터 적잖은 실속을 챙기고 있다. ST유니타스로부터 제기됐던 대규모 소송 리스크를 무마했고, ST유니타스로부터 운전자금을 대여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나오지 않아 계약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길어지는 기업결합 심사
9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계약이 체결된 메가스터디교육의 ST유니타스 인수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장기화하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해 10월 21일 ST유니타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BCC VERITAS AGGREGATOR, LP)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8개월이 지나도록 기업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법에는 기업결합 신고 후 30일내 심사하도록 규정돼있으며 9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를 훌쩍 넘기고도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심사가 길어지는 게 독과점 우려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ST유니타스 인수에는 공무원 시험 교육시장의 독점 우려가 제기된다. ST유니타스의 ‘공단기’가 공무원 시험 교육시장 1위 업체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메가스터디 역시 메가공무원을 통해 공무원 시험 교육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크다.
기업결합심사가 길어지며 메가스터디교육의 에스티유니타스 인수 확정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심사가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진다.
메가스터디교육과 베인캐피탈은 거래계약서에 공정위로부터의 승인 실패를 포함해 관할 정부기관의 최종적인 미승인 결정이 날 경우를 거래 종결 조건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된다. 만약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최종 불허할 경우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인수자인 메가스터디교육은 아직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지 않은 실속을 챙기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에스티유니타스가 메가스터디교육에 제기했던 대규모 소송의 취하다.
ST유니타스는 앞서 지난 2021년 회사와 계약을 맺은 인기 강사의 메가스터디교육 이적과 관련해 메가스터디교육에 88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부정한 방식으로 강사들의 계약 파기를 유도해 손해를 입혔다는 취지였다. 사교육업계 강사 이적과 관련한 최대규모의 소송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인수 계약이 체결된 이후인 2023년 2월 소송은 해당 소송은 취하됐다. 상호 합의 하에 소송사건이 종결 됐다는 게 메가스터디교육 측의 설명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ST유니타스 인수를 아직 확정짓지 않은 상황에서 소송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또 ST유니타스로부터 금전을 대여하기도 했다. 2022년 말쯤 ST유니타스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77억원을 빌렸다. 70억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차입금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간 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을 차입해왔던 메가스터디교육이 피인수대상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건 이례적이다. 인수자금 마련 등으로 인한 현금 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당시부터 심사 장기전 채비
심사가 장기화된다고 해서 심사 승인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메가스터디교육과 베인캐피탈은 인수 계약을 맺을 당시부터 심사 장기화에 대해 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이 계약일로부터 1년 뒤인 2023년 10월 21일을 양수일로 설정한 것도 공정위 심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결합심사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것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은 계약금 500억원을 제외한 약 1200억원의 대금도 에스크로 계좌에 납입한 뒤 공정위의 결론이 내려진 뒤 3영업일 이내에 매도자 측에 최종납입하는 방식으로 설정했다. 다만 1년이 지날 경우 양수도일은 자동 연장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다만 기업결합심사가 더 길어질 경우 인수합병에 다른 변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 응시 수요가 줄어들며 공무원 시험 교육 시장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라며 “시장의 파이가 줄어드는 만큼 기업가치에 대한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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