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 분석]'기술수출' 온코닉테라퓨틱스, 자본잠식 벗어날까②고정비 동일 가정시 결손금 '326억→276억' 일부 상쇄할듯
이명관 기자공개 2023-06-15 07:30:11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은 외감법을 적용 받는다.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다. 또는 △자산총액 120억 △부채총액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 등 4개 조건 중 2개를 충족해도 해당한다. 외감법 적용 결과물은 감사보고서다. 특히 첫 감사보고서는 실적을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 현금흐름, 주주구성 등 그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약품 계열 신약개발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출범 3년만에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에 성공하면서다. 보통 기술수출이 이뤄지면 선급금을 받게되는데, 매출로 인식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로선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첫 매출이 발생했다.특히 선급금이 수백억원에 이르면서 그간 쌓인 결손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총액에 따라 선금급 비중이 달라지는데, 이를 고려해도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나름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받으 선급금은 총계약액의 10%가 넘는다.
◇라이선스아웃 'JP-1366' 3년만의 성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대상 기술은 JP-1366이다. JP-1366은 P-CAB 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이다.
해당 치료제는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P-CAB 제제는 PPI와 달리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고 약효 지속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JP-1366은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출범할 때 제일약품으로부터 특허권 사용 계약을 맺고 가져온 치료제다. 특허권 사용 계약을 맺을 당시 JP-1366는 임상 2상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이후 온코닉테라퓨틱스는 JP-1366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기술수출이란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온코니테라퓨틱스는 일단 후보물질탐색 단계에서 기술수출이란 결과물을 얻어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신약은 후보물질 탐색부터 전임상(동물실험), 1~3상을 거쳐 탄생한다. 많게는 수십년에서 수천억 원의 시간과 자금이 투자된다. 이 과정에서 실패는 일상다반사다. 후보물질탐색 기술력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기술이전을 받은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은 JP-1366의 중국 임상 3상 및 허가신청을 진행한다. 해당 기술에 대한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서 독점권도 갖는다.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은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종합제약사다.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은 2021년 기준 중국 내에서 18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위식도역류질환 분야에서만 연간 4억5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은 현재 중국 선전 및 홍콩 증권거래소 두 곳에 동시 상장돼 있다.
◇첫 매출 인식, 결손금 50억 정도 상쇄 추정
이번 계약을 통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설립 3년만에 상당한 수준의 이익을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기술수출 총 계약규모는 총 1억2750만달러(약 1650억원)다. 이번 계약은 통상적인 관행에 따른 계약으로 이뤄졌다. 보통 신약 라이선스 계약은 대부분 마일스톤 방식으로 이뤄진다. 계약 체결 후 받는 계약금, 개발 단계별 성취도에 따라 받는 단계별 기술료로 구성된다.
제품 상용화 이후에는 마일스톤과 별개로 판매액 일정비율의 로열티를 받는다. 마일스톤의 단계별 기술료 세부내역은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 계약 당사자들간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 확정적으로 인식되는 매출은 선급금 정도라는 이야기다
이번 기술수출 관련 계약에 따르면 반환의무 없는 선급금 규모는 200억원으로 책정됐다. 총 계약액의 12.5% 수준이다. 나머지 1450억원은 임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으로 매출로 인식될 수 있을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선급금 규모다. 선급금은 계약 규모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그런데 총 계약규모를 고려할 때 좋은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과거 동아ST가 미국 제약사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에 5억2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을 했을 때 책정된 선급금은 480억원 정도였다. 온코닉테라퓨틱스보다 계약규모는 컸던 대웅제약(3억3954만 달러)도 선급금으로 68억원을 받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로선 그간 매출이 사실상 없었던 상황에서 설립 3년만에 매출을 냈다. 신약개발사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상당이 빠른 속도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다만 이번 기술수출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결손금을 드라마틱하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쌓인 결손금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예상되는 판관비가 예년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50억원 정도다. 단번에 흑자 전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기타비용이과 기타수익이 거의 비슷한 상황인 만큼 사실상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순이익은 영업이익 규모와 유사하다. 예상되는 순이익이 50억원 정도라고 할 때 이만큼 결손금이 상쇄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 말 기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결손금은 326억원이다. 3년 동안 매출없이 비용만 발생하면서 손실이 쌓인 결과다. 50억원이 기대대로 상쇄된다고 하더라도 결손금은 여전이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예상 결손금은 276억원 정도다. 결손금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작년말 기준 자본총계는 -219억원이다. 줄어든 결손금을 감안하면 계상 자본총계는 -169억원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비용이 줄거나, 추가적인 기술수출이 이뤄지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재무구조는 조금더 나아질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실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다른 신약 개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수출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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