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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농협은행, 이석용 행장 취임 반년 만에 이사회 재편상근감사 5연속 금감원 출신 낙점…금융지주·중앙회 소통 비상임이사 역할 강조

김형석 기자공개 2023-06-14 08:16:17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이 3개월간 공석이던 상근감사위원을 선임하는 등 이사회 8인 구성을 완료했다. 지난해 9인 이사회와의 차이점은 수석부행장 몫이었던 사내이사를 없앤 점이다. 기존 이사회 멤버 역시 사내이사를 비롯한 농협 인사 대부분이 교체됐다. 다만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외이사의 임기는 연장하면서 변화와 안정을 꾀한 점은 눈길을 끈다. 농협은행 수장과 핵심 임원 교체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 상근감사 고일용…비상근이사 서석조 신규 선임

농협은행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총괄직인 상근감사위원에 고일용 전 롯데카드 상무와 서석조 비상임이사를 신규선임했다.

고일용 신임 상근감사는 20년 이상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한 당국 출신 인사다. 1989년 금감원에 입사한 이후 거시감독국과 저축은행검사1국 등을 거쳐 신BIS1팀장과 은행리스크업무실장 등 2019년까지 20여년간 근무했다. 이후 최근에는 롯데카드 감사총괄 상무를 지냈다.

금감원 출신 인사를 상근감사로 선임한 것은 농협은행의 그간 관행이다. 농협은행은 2012년 출범 후 줄곧 금감원 출신 인사를 상근감사로 영입해왔다. 초대 상근감사인 이용찬 전 감사를 비롯해 한백현, 김영린, 이익중 전 감사도 모두 금감원 출신 인사다.

이는 상근감사는 업무의 특성과도 맞닿아 았다. 농협은행의 상근감사는 은행의 재산과 회계를 챙기는 역할뿐 아니라 금융당국과 국회 등 대관업무도 담당한다.

다만 민간금융사를 경험한 인물을 선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임 상근감사인 이용찬 전 감사와 한백현 전 감사 역시 금감원 퇴임 후 민간기관에 근무한 경력은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역임한 자리는 각각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과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이다. 일반 민간금융사와는 거리가 있다.

금감원 경력과 함께 민간금융사 임원을 역임한 고 신임 상근감사가 발탁된 데에는 이는 연초 상근감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은 것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올해 초 올해 초 권화종 전 금감원 상호금융국장을 차기 상근감사로 내정하고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공윤위)부터 취업제한 판정을 받았다. 공윤위는 권 전 국장이 농협은행과의 업무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농협은행은 2개월간 상근감사를 선출하지 못했다.

반면 고일용 신임 상근감사는 2019년 금감원 퇴사 이듬해인 2020년 4월 후 롯데카드 감사총괄 상무로 선임됐다. 이미 공윤위 심사를 통과한 만큼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다.

민간금융사 업무 경험도 선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롯데카드에서 담당한 업무는 감사총괄과 윤리경영이다. 이는 농협은행 상근감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비상임이사로 선임된 서석조 신임 이사는 전형적인 현직 농협조합장 인사다. 농협은행의 비상임이사는 중앙회와 농협금융 출신 인사와 현직 조합장 출신 등 2명으로 구성된다. 지난 4월 선임된 반채운 비상임이사는 농협은행 부행장과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 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반면 서 신임 이사는 현직 조합장 출신으로 지난달 퇴임한 신형철 비상임이사와 비슷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2009년 제12대 경북지역 영해농협 조합장으로 선출된 이후 지속적으로 조합장을 맡아왔다. 이어 농협하나로유통 이사와 농민신문사 및 NBS한국농업방송 이사, 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 위원 등 중앙회 업무에서도 상당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 변화와 안정 추구한 이석용 1기 이사회

상근감사와 비상임이사 교체로 이석용 행장 1기 이사회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외형적으로 보면 이사회 멤버가 9인에서 8인으로 축소됐다. 사내이사로 참여한 수석부행장이 이사회 구성원에서 제외된 탓이다.

이로써 이사회 구성원에서 사내이사로는 이석용 행장만 참여한다. 자칫 이사회 내 이 행장의 발언권 축소 부담이 커 보인다. 다만 지난해에만 유일하게 수석부행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농협 출신인 비상임이사와의 의사소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반채운 비상임이사의 역할이 다소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인 반 이사는 2011년 농협중앙회 리스크관리부 팀장을 맡은 뒤 2012년 신경분리로 출범한 농협은행의 초대 총무부 팀장을 맡았다. 2016년에는 농협은행 음성군지부장을 지냈다. 이후 농협중앙회로 복귀해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 국장을 거친 뒤 농협은행에서 카드신용관리부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맡았다. 지난해 말까지는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의 리스크관리부문장(CRO)을 맡았다.

그는 이사회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와 보수위원회에 참여한다. 최근 농협은행의 연체율 상승 등으로 리스크관리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이사회 내부에서도 리스크관리를 위해 이 행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인원 구성을 보면 농협 출신 인사로 구성된 비상임이사 2명과 상근감사, 은행장 등 4명이 교체됐다. 대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는 4명 모두 지난해와 동일하다. 이중 장원창 사외이사와 옥경영 사외이사는 지난 4월 연임됐다. 장 이사는 이사회 의장을 맡아 이사회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옥 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이사회운영위원회 등 이사회 내에서도 굵직한 업무를 맡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경우 임원들이 대부분 3년 내에 교체된다"며 "이사회 구성원 역시 농협출신이 배치되는 비상임이사가 올해 모두 교체됐고 여기에 은행장도 새로 선임된 만큼 사외이사를 모두 유임시켜 이사회의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협은행의 핵심 업무인 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와의 소통 과정에서 반채운 비상임이사와 서석조 비상임이사가 중앙회로부터 안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외부 간섭을 막아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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