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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뉴 거버넌스 시동]사외이사에 쏠린 힘…내부 참호 구축 없다③사내이사 수 축소, 인사 관련 위원회 참여 배제…이사후보추천위 권한 집중

이장준 기자공개 2023-06-19 12:07:52

[편집자주]

KT가 외풍에 무너진 지배구조 재건에 나선다.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지배구조 체계를 만들기 위해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꾸리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정관상 CEO 자격 요건과 이사회 구성도 바꾼다. KT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실효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지난해 차기 CEO 인선 작업을 두고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그들만의 리그'라고 지적받았다. 외부 인사로 꾸려진 뉴 거버넌스 구축 TF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배경이다.

특히 내부 참호 구축이라는 비판을 피하고자 KT는 사내이사 힘을 빼기로 했다. CEO 1인 중심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인사와 관련된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사내이사를 배제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권한이 절대적으로 커졌다.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사외이사 제도 의미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외부인이기에 책임경영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다.

◇사외이사 중심 위원회 구성, 이사진 상시 관리·경영 감독 강화 초점

KT는 오는 30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일부를 변경하고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제1차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우선 CEO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한다. 아울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CEO 후보군을 발굴하고 구성해 후계자를 육성하는 업무를 담당했는데 이 역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맡게 됐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권한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사진을 상시 관리하고 경영 감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다. 멤버를 전원 사외이사로만 채우기로 했다.

기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전원을 비롯해 사내이사 1명이 포함됐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도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이 참여해 왔다. 두 조직을 합친 신설 위원회에서는 사내이사가 완전히 배제된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SK텔레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는 사외이사 2명(김석동·윤영민)과 함께 유영상 대표이사가 포함된다. CEO 후보를 추천하는 인사보상위원회에는 사외이사 3명(김용학·김석동·김준모)과 최규남 기타비상무이사가 참여한다.

LG유플러스 역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사외이사 2명(김종우·남형두)과 더불어 홍범식 기타비상무이사가 소속돼 있다. KT만 인사 관련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채운 건 외부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사내이사 영향력 축소, CEO 책임은 강화…사외이사 전문성 강화

아울러 사내이사 영향력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도 이뤄진다. 기존에는 사내이사 수를 3명까지 둘 수 있었는데 2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기존 이사회 선임 대표이사와 같은 복수 대표이사 제도를 폐지한다. KT는 앞서 작년 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발맞춰 안전보건총괄(CSO) 자리를 새로 만들고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을 구현모 대표와 함께 대표이사로 임명하려 하기도 했다.

물론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최대 주주 국민연금공단 등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박종욱 사장이 3월 주주총회 직전 자진 사퇴해 무산됐지만 정관상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이같은 복수 대표이사 체제가 불가능해져 CEO 1인 중심 경영 체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내이사로서 일부 위원회 참여는 제한을 받지만 CEO로서 책임감은 더 커진 것이다.


다만 사외이사는 결국 KT 외부인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내부에서 수십 년간 로열티를 갖고 근무해 온 사내이사들과 달리 책임경영이 가능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이사진 공백 역시 김용헌 이사를 제외한 사외이사들이 줄줄이 사임하면서 발생했다.

사외이사들의 KT 경영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도 있다. 차기 CEO의 적합성을 판단하려면 통신 외에 AI, 클라우드, 금융, 부동산 등 KT가 그룹 차원에서 영위하는 사업 전반을 꿰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KT는 신임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사회 독립성을 살리기 위해 사내이사 수를 축소하고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한다"며 "주기적으로 임원들이 이사회에 보고하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사외이사들이 현재 CEO는 물론 후계자 양성까지 생각할 수 있게 경영 전문성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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