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비즈니스 서밋]최정우 포스코 회장, 수소환원제철 2035년 상용화...과제는포스코 하이렉스 기술, 해외 철강사 대비 우위… 포항지역 반발에 부지 선정 난항
강용규 기자공개 2023-06-15 07:03:5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2050년을 탄소중립(Net-Zero) 목표시점으로 잡고 있으며 수소를 목표 달성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꼽고 있다. 제철 및 제강사들의 경우 용광로 가동연료로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으며 포스코는 기술적 관점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다만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전환은 초기 단계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 인근에 부지를 마련해 수소환원제철용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사회 및 시민단체의 반발이 적지 않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당면 과제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 행사에서 "수소환원제철과 관련해서는 여러 기술이 있다"며 "포스코의 하이렉스(HyREX) 기술이 아마 가장 경쟁력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 철강사들은 샤프트 환원로라는 설비를 통해 수소환원제철을 달성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반면 포스코는 유동환원로를 통해 일산화탄소와 수소, 석탄을 혼용해 쇳물을 뽑아내는 파이넥스(FINEX)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일산화탄소와 석탄을 제외하고 100% 수소만을 활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 하이렉스다.
샤프트 환원로가 철광석를 파쇄해 가공한 펠릿(Pellet)을 원료로 사용하는 반면 하이렉스는 별도 가공 없이 철광석 가루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는 단순히 원료 조달의 용이성 문제를 넘어서는 사안이다. 샤프트 환원로 제철회사의 경우 펠릿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에 대한 저감 고민을 해야 하지만 포스코는 이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때문에 하이렉스는 수소환원제철 기술들 중 사업성과 친환경성 양면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최 회장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산업에서 철강재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포스코는 철강 생산을 한시도 중단할 수 없다. 고로와 전기로를 혼용하는 현행 제철방식에서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을 점진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결국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을 위해 추가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포스코는 이 부지 확보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인근의 바다 132만2300여㎡를 매립하고 이곳을 수소환원제철 설비 구축용 부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서 1일 '포항국가산업단지 수소환원제철 용지 조성사업 산업단지계획 변경안 합동설명회'의 개최를 준비했으나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포스코가 설명회와 관련해 사전 설명을 진행하지 않았고 자료도 배포하지 않았던 점, 국토교통부나 시청 등 유관기관 공무원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포스코가 '통과의례성 설명회를 개최하려 한다'며 날을 세웠다.
포스코를 향한 포항 지역 민심이 곱지 않은 것은 법인 포스코뿐만 아니라 최 회장과도 연관이 있다. 지역 단체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최 회장이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및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이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지난 2월 최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상경집회를 1000명 규모로 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하이렉스 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묻는 질문에 "203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2035년 기술 상용화를 거쳐 2050년 완전한 수소환원제철 달성이라는 대강의 로드맵을 이미 수립해 둔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로드맵의 첫 단추인 부지 선정을 차질 없이 꿰기 위해 지역사회의 반발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최정우 회장의 포스코그룹 회장 임기는 2024년 3월8일까지다. 만료가 1년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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