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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메가스팩 1호 철회…가격 부담 컸나 공모가 1만원 '허들' 못넘어…공모 규모 500억→320억 축소에도 수요 미달

오찬미 기자공개 2023-06-19 15:34:08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올해 메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가 아쉬운 철회를 선택했다. 공모 규모를 줄여 3개월 만에 기관 수요예측을 다시 추진했지만 밴드 내에서 수요를 채우지 못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스팩24호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청약일 직전 내린 결정이다.

KB스팩24호는 "회사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최근 공모 시장의 제반 여건을 포함, 투자자 보호사항 등을 고려하여 금번 공모를 추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KB스팩24호가 상장을 포기한 것은 앞서 13~14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KB스팩24호는 KB증권이 지금까지 내놓은 스팩들 중 가장 큰 규모다. 당초 공모액 400억원(공모가 1만원)에 발기인 물량 100억원을 더해 총 5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했다가 올 3월 한차례 수요예측을 철회하면서 공모 규모를 320억원으로 줄였다.

공모액인 320억원 가운데 240억원을 기관투자가에게, 80억원은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할 계획이었다. KB증권이 선보이는 최초의 메가 스팩인 만큼 KB증권을 포함해 KB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하이투자증권, 웰컴자산운용, VM자산운용 등 다양한 발기인이 참여했다.

다만 최근 스팩 상장과 비교해 여전히 규모가 큰 편에 속했고 공모가 1만원이라는 허들이 영향을 주면서 투심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팩의 주당 액면가를 100원, 공모가액을 2000원으로 제시하는 대신 이번에는 주당 액면가를 500원, 공모가액을 1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2월 ‘스팩 소멸 합병’ 방식이 도입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합병 대상 기업이 액면분할 등을 할 필요가 없게 돼 스팩 상장 단계부터 액면가액을 높일 수 있었다. 스팩 소멸 합병 과정에서 단수 발생을 방지해 현금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스팩 주가가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면 합병 비율 산정시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우려가 있고, 투자자들에게도 공모가액이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달 7~8일 기관 수요예측에 나선 NH스팩29호 역시 올 3월 한차례 철회 후 재도전이었으나 255억원의 공모 규모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국내외 기관 220곳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70대 1의 경쟁률을 냈다. NH스팩29호의 공모가는 2000원이었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하는 서류상 회사다. 코스피 시장이나 코스닥에 진출하려는 비상장사와 합병해 우회 상장을 돕는다. 상장 후 3년 이내에 M&A를 성공하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고 청산 절차를 밟는다.

스팩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컸던 지난해 M&A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된다는 안정성을 갖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022년 스팩을 통한 상장 건수는 45건으로 전년도 25건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최근 공모주 투자 수익률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대형 스팩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기관투자가도 여럿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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