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 "감속기 커스터마이징 판도 전환할 것"④선제작 후 고객 확보 계획, 모듈 R&D 작업 집중
김소라 기자공개 2023-06-20 07:48:36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 산업은 기업마다 만드는 제품과 모델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맞춤 제작(커스터마이징) 작업이 필수적이다. 부품 제조사 입장에서 이는 단일 제품에 대한 적용 분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장기적으로 제품을 먼저 개발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역(逆) 커스터마이징 전략을 펼쳐 나가려 한다."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류 대표는 올해 자체 감속기 기술 고도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연 매출액의 30~40%를 R&D 비용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3회차 전환사채(CB)로 수혈한 자금도 이를 위한 제반 비용으로 일부 활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인건비 및 기술개발비 충당을 목적으로 50억원을 배정했다. 이는 3회차 CB 발행 대금의 약 17%다. 나머지 자금은 향후 고객사 물량 대응을 위한 CAPA(생산능력) 확대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에스비비테크는 로봇 모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기존 감속기 단일 제품 생산에서 한 발짝 나아간 비즈니스 모델이다. 감속기 부품에 모터와 센서 등을 장착해 활용성을 높이고 적용 범위를 확장한 제품이다. 공장에서 인간의 작업을 돕는 협동 로봇용 관절 모듈 등이 대표적이다.
류 대표는 "모듈 사업은 제품당 매출 단가 상승, 적용 애플리케이션 분야 확장 등 다방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추후 역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고객군을 형성하는 차원에서도 로봇 모듈 비즈니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자동차 시장으로의 보폭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현재 완성차 업체와 함께 감속기 모듈화를 위한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최근 차량 고급화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무게가 가볍고 소형인 하모닉 감속기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다. 하모닉 감속기 기술 국산화 역량을 보유한 에스비비테크에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류 대표는 "하모닉 감속기는 기존엔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기엔 단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컸으나 최근 차량 가격이 뛰면서 제어 면에서 하모닉 감속기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재작년부터 관련 협업을 전개해왔고 아직은 선행 형태지만 실제 양산까지 이어진다면 매출도 확대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 노력도 견지하고 있다. 현재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전세계적으로 하모닉 감속기의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소비되는 만큼 현지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내달 중국 북경에서 열리는 로봇 박람회에 참석해 자체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국내나 일본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감속기 사업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이 부분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비한 M&A(인수합병) 등도 고려하고 있다. 중국 현지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해외 거점이 있는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감속기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중국 업체들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모기업인 파스너 제조사 '케이피에프'의 해외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케이피에프의 경우 중국, 베트남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최근 기술 연구소 인력도 보강했다. 김형모 센터장(CTO) 아래 부센터장 인원을 확충했다. 부센터장이 전반적인 연구소 개발 관리 업무를 맡고 김 센터장이 감속기 치형 설계, 개발 작업에 집중토록 하는 투트랙 전략을 짰다. 이를 통해 연구소 업무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 CTO는 글로벌 감속기 시장 1위 업체인 일본의 '하모닉 드라이브' 등에서 R&D 경험을 쌓았고 2020년 에스비비테크 합류 후 감속기 국산화 작업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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