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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신사업 체크]주방가전 전문업체 자이글, 'LFP 배터리' 결실 거둘까①지난해말 LFP 공장 인수로 '공식화', "구체적 진행사항 공표 어렵다" 입장

윤필호 기자공개 2023-06-20 08:31:38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2차전지 산업은 반도체에 이어 국내 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가 커졌다. 대기업 그룹사는 물론이고 규모가 작은 소·부·장 기업까지 2차전지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대거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작용으로 주식시장에서도 ‘테마주’가 형성되면서 실제 사업성은 뒷전이 됐다. 결국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과열된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주가가 급등한 종목에 적신호를 울렸다.

코스닥 상장사 자이글도 이처럼 2차전지 열풍이 뜨거운 시기에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다. 공장 인수라는 호재와 함께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주가도 급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본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주방가전 전문업체가 사업적 연관성이 낮은 2차전지 화학 분야에 갑작스럽게 진출했다는 점을 들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와이어리스 가전’ R&D 계기, ‘LFP 배터리’ 진출

자이글은 지난해 12월 씨엠파트너로부터 평택에 위치한 2차전지 관련 공장과 설비를 매입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및 구축물을 74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미래 먹거리로 부각된 2차전지 산업은 주식시장에서 일명 ‘테마주’를 형성한 상황이었고, 주가 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자이글은 공장 인수를 통해 신규 사업으로 LFP(리튬·철·인산) 배터리 제조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안전성과 경제성,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충방전 효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2차전지 셀 및 팩의 개발, 제조, 판매 등 관련 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제도도 보완했다.

히지만 시장에서는 주방가전을 전문으로 하는 자이글이 갑작스럽게 연관성이 낮은 2차전지 분야에 뛰어든 배경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테마주를 활용해 주가 부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자이글은 2차전지 진출이 단순히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기존 와이어리스 가전의 연구개발(R&D)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자이글 관계자는 “가전 관련 연구를 하면서 업계 트렌드인 와이어리스에 부응할 기술이 배터리 분야라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관련 기술에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적외선 조리가 가능한 자이글 그릴은 개발 초기부터 자동차용 납축 전지 등을 활용한 무선 제품 테스트를 10년간 했다”며 “이 과정에서 작고 휴대가 간편한 배터리를 통해 다양한 제품 개발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미국시장 겨냥, 구체적 구상은 ‘베일’

자이글이 추진하는 2차전지 신사업은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의 LFP 시장 규모가 국내 수요 대비 수백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공장을 인수하면서 형태를 갖췄고, 미국 현지에 LFP 제조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통신사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설 설비에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파트너사를 구해 버지니아주에 합작법인(JV) 설립도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공급망을 확보해 수익화를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사업 추진과 관련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63억원의 단기차입도 추진했고, 최근 3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베일에 쌓여 있다. 미국 파트너사를 비롯해 합작법인 투자 금액, 일정 등에 관한 질문에는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파트너사와 기밀협약 때문에 공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 관련 공시에도 증자 목적에 대해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자금 확보라고 간단하게 명시했다.

아울러 2차전지 수익화도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차전지 사업을 인수하긴 했지만 아직 매출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보고서상으로도 2차전지 사업 매출은 반영되지 않았다. 자이글은 구체적인 수익 시점을 묻는 질문에 “근 시일내에 수익 실현이 가능하며 본격적인 미국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잇따른 수익 실현도 가능하리라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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