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타깃된 자이글]신사업 파트너로 격상된 'KIB-PE'에 쏠리는 눈길③대주주측 '박수진·김인석' 부부, '이즈미디어' 이력 눈길…특관 '제이디홀딩스'는 자본잠식
신상윤 기자공개 2022-12-12 08:13:10
[편집자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맞물려 주주들의 행동주의 움직임이 대기업에서 중소형 기업까지로 확산하고 있다. 적외선 가열 조리기 등 주방 가전 전문기업 '자이글'은 최근 5% 지분 보유 공시를 시작으로 주주행동주의 세력으로부터 경영 참여 압박을 받고 있다. 상장 후 이어진 경영난과 부족한 유통주식 수 등이 이유다. 주주행동주의 타깃이 된 자이글의 대응 전략과 현 상황 등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자이글'이 2대주주로 깜짝 등장한 '케이아이비 프라이빗에쿼티(KIB-PE)'를 신사업 파트너로 격상했다. KIB-PE가 자이글 경영진을 향해 경영권을 요구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손쉽게 일이 풀리는 상황이다. KIB-PE가 보유하고 있다는 금융 및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대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이글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2대주주 KIB-PE를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신사업 파트너라고 칭하며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KIB-PE가 이달 1일 경영권 참여를 요구한 지 3영업일 만이다. KIB-PE는 지난달 25일 특수관계인 제이디홀딩스와 함께 자이글 지분 5.03%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이와 관련 KIB-PE 관계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자체적으로 자이글을 분석해 투자했고, 지분 보유 공시를 내자 자이글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언급했다. 이를 고려하면 자이글이 KIB-PE를 신사업 파트너로 칭한 것은 경영권 분쟁 이슈로 비화할까 우려한 결과 나온 진화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KIB-PE는 자이글의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에 참여해 주주에 오른 것은 아니다.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한 후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했다.
시장은 짧은 시간 내 경영 파트너에 오른 KIB-PE 정체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KIB-PE는 자본금 5억원 규모로 올해 8월 설립됐다. 이어 10월 자본금을 8억3500만원으로 한 차례 증자했다. 이달 초 공시를 통해 공개한 KIB-PE 자산총액은 26억원 규모다.
최대주주는 58.08% 지분을 가진 박수진 대표다. 박 대표는 KIB-PE의 유일한 등기 임원이다. 1979년생인 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알려진 내용은 없다. 다만 KIB-PE 설립 초기 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던 김인석 전 사내이사와 부부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내이사의 이력은 코스닥 상장사 이즈미디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지난해 초 이사회 의장이자 지배력을 가졌던 '티피에이리테일(현 현대광운상사)'을 통해 이즈미디어 최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이즈미디어는 그를 공동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현 메타) 회장의 누나 랜디 저커버그를 사외이사로 맞으며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이즈미디어 경영진에서 사임과 맞물려 경영권 인수를 도왔던 재무적투자자(FI) 이탈이 이어졌다. 이와 동시에 티피에이리테일이 이즈미디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켰으나, 올해 3월부터 담보권자가 반대매매를 이어가면서 지배력까지 상실했다.
김 전 사내이사는 지난 5월 이즈미디어 경영지배인에 올라 지배력 재확보에 나섰다. '이즈네트웍스(현 트리네트웍스)'라는 법인을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지배력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다만 앞선 담보권자가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제기해 무산됐다.
올해 4월 설립된 이즈네트웍스는 KIB-PE 최대주주 박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었다. 설립과 동시에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던 박수진·김인석 씨는 지난 9월 사임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 이즈미디어는 경영권 손바뀜 이후 내홍이 이어지며 1년여 만에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KIB-PE와 자이글 주식 매수에 나선 제이디홀딩스에도 눈길이 쏠린다. 제이디홀딩스는 최대주주로 있는 투자조합 '제이디글로벌에셋조합'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메이슨캐피탈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제이디글로벌에셋조합은 2016년 4월 '씨엑스씨종합캐피탈(현 메이슨캐피탈)' 유상증자에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다만 메이슨캐피탈은 2020년 소액주주연대로부터 경영난 등을 이유로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었다. 소액주주와 분쟁은 이겨냈지만 결국 이듬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최대주주 지배력 및 이사회 지배력을 내려놨다. 이 과정에서 제이디글로벌에셋조합은 메이슨캐피탈 구주를 매각하지 못한 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제이디홀딩스는 자본총액이 마이너스(-) 10억원의 완전 자본잠식인 비상장 법인이다. 윤석준 전 메이슨캐피탈 대표 등이 50%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제이디홀딩스는 이번 자이글 지분 매입에 11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자한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자이글이 신사업 파트너로 올려세운 KIB-PE 등을 통해 구상하는 전략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이글이 KIB-PE와 금융 및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해 신사업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향후 양사의 시너지 창출 전략 등에 대해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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