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연관된 '하루인베 사태'…추가 피해 가능성 커져 파트너사 '비앤에스홀딩스' 자금 묶여…7개월 뒤에야 손실 사실 드러나
노윤주 기자공개 2023-06-21 13:11:24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인베스트(이하 하루인베) 입출금 중단 여파가 가상자산 업권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번 사태 배경에 지난해 말 파산한 FTX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하루인베는 트레이딩 파트너사를 통해 투자자산을 운용해 왔다. 이 중 가장 비중이 컸던 비앤에스홀딩스(옛 어벤투스)가 숨겨온 손실이 밝혀지면서 하루인베 자금 일부가 소실됐다는 것이다. 비앤에스홀딩스는 지난해 FTX가 파산하는 과정에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루인베뿐 아니라 여기에 돈을 맡긴 델리오까지 연쇄적으로 서비스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정확한 피해 경로와 손실금을 추산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하루인베는 델리오 같은 기업 자금 운용 규모를 키우던 터라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더 있을 수 있다. 업계서는 연쇄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앤에스홀딩스에서 촉발된 연쇄손실…FTX 여파 지금까지
타임라인은 이렇다. 지난 13일 하루인베는 돌연 "파트너사에서 문제가 발견돼 고객자산 보호를 위해 입출금을 잠정 중단한다"는 공지와 함께 서비스를 멈췄다. 전날까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정상근무하던 임직원은 당일 오전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하루인베와 모회사인 블록크래프터스까지 모두 회사를 비웠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사태가 커졌다. 델리오도 입출금을 중단했다. 델리오는 하루인베와 유사한 가상자산 예치이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차이점은 하루인베는 버진아일랜드 법인이고, 델리오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취득한 국내 법인이라는 데 있다.
델리오는 불과 전날까지 "하루인베 사태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하루인베에 재운용을 맡겼고 자금이 묶였다는 것이다.
같은날 밤 하루인베는 사태 심각성이 커지자 공지를 통해 서비스 중단 경위를 설명했다. 문제를 일으킨 파트너사는 '비앤에스홀딩스'로 이 회사가 손실을 숨긴 거짓 경영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것도 밝혔다.
문제 회사로 지목된 비앤에스홀딩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FTT 등을 주로 거래해 왔다. FTT는 지난해 11월 파산신청한 FTX거래소가 자체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이에 비앤에스홀딩스가 FTX 여파를 받아 자금 흐름이 끊어졌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루인베는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채 공지를 통해서만 입장을 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피해회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비앤에스홀딩스 측에 투자 내역 제공을 요청했다고 업데이트했다.
델리오는 17일 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양사모두 피해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서는 각 회사별로 1000억~2000억원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운용의 재운용'…여파 어디까지 퍼질지 몰라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사태의 연쇄작용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어디까지 연관돼 있는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알려진 구조는 '비앤에스홀딩스→하루인베스트→델리오'이지만 수면 아래 피해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관계자 상당수는 FTX 파산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해외서는 셀시우스 등 대형 예치이자 플랫폼이 FTX 파산과 거의 동시에 도산했지만 국내는 이제야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다.
핵심은 '재운용'이다. 가상자산 예치이자 사업자 대부분 직접 운용이 아닌 하청 개념의 재운용을 선택했다. 하나의 트레이딩 회사는 여러 클라이언트(예치이자 플랫폼)로부터 운용 요청을 받는다. 플랫폼 역시 여러 트레이딩 업체를 분산해 사용한다.
하루인베도 장세에 따라 10~17곳의 트레이팅 파트너사를 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앤에스홀딩스가 아닌 다른 파트너사에서도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 사태를 일으킨 업체(비앤에스홀딩스)도 FTX 사태 때부터 휘청한 것으로 안다"며 "FTX 파산 직후 바로 도산한 업체들도 있으나, 뒤늦게 터지는 업체들도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거래소의 파산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들의 얄팍한 사업 구조와 엮여 한동안 도미노 파산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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