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황이 부진하다 보니 디벨로퍼가 추진 중인 개발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온다. 인허가 단계에서 무산된 건, 브릿지론 단계에서 무산된 건 등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이들에게는 사업 좌초를 겪은 디벨로퍼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생겼다.그 중에서도 최근 벌어진 일은 디벨로퍼의 역량과 무관하게 외부요인으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한 디벨로퍼의 청담동 소재 하이엔드 주택사업에 대한 얘기다.
사업 주체인 디벨로퍼는 과거 물류센터에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곳이다. 당시 물류센터를 해외자본에 매각해 3000억원가량의 순수익을 거뒀다. 해당 자금은 강남구 논현·청담동과 서초구 잠원동 소재의 사업지를 매입해 하이엔드 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밑천으로 활용됐다.
논현동과 잠원동에 위치한 사업지는 이른 시간 매입절차를 마무리했지만 유독 청담동 사업지만은 토지계약이 지연됐다. 이 디벨로퍼는 토지주에게 계약금을 납입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건축허가, 설계변경과 같은 인허가 작업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토지주가 성실의무를 위반하면서 발발됐다. 디벨로퍼는 토지주가 계약금으로 사업지를 담보로 받은 대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토지주는 계약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고 돌아오는 대출을 막지 못했다. 결국 사업지는 최근에 공매로 나오는데 이르렀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해당 사업이 부진한 업황에도 꾸준히 추진돼 왔다는 점이다. 이 디벨로퍼는 향후 본PF 전환을 위한 선순위 모집을 대부분 마쳤다. 선순위에는 4대 금융지주는 물론 지방 금융지주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후순위에 대한 사전작업에도 착수한 상태였다. 일부 금융사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 계약률을 확보하면 후순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디벨로퍼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하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홍보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디벨로퍼는 토지주측 대주단과 협의하거나 직접 공매에 참여해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남는다. 행여 공매 단계에서 경쟁사가 청담동 사업지를 낙찰받을 경우 인허가 작업 등 지금까지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없다.
더욱이 논현동과 청담동에 하이엔드 주택을 공급할 예정인 디벨로퍼에게 개발사업 무산이라는 꼬리표가 생긴다면 보다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견실하게 사업을 추진해왔던 디벨로퍼에게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남지 않도록 빠른 해결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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