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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2023 VC Forum]"글로벌 VC 각축장 '동남아·인도', 한국도 깃발 꽂아야"유정호 KB인베 본부장 "인도, 시리즈B~D 투자 유망…동남아, 초기 라운드 기업 겨냥"

양용비 기자공개 2023-06-26 08:42: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 공산품 중심의 글로벌 중간재를 생산하던 중국은 더 이상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나라를 끌고 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같은 글로벌 현상과 흐름을 감안하면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다"

유정호 KB인베스트먼트 글로벌투자그룹장(사진)은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글로벌 벤처캐피탈 시장은 크게 북미와 아시아, 유럽, 그 외 지역 순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이 중에서도 동남아와 인도는 글로벌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 그룹장은 ‘투자 혹한기, 한국 벤처캐피탈의 미래 성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한국 벤처캐피탈의 글로벌 투자 니즈와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동남아와 인도, 북미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 시장 현황과 투자 전략 등을 소개했다.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 투입된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는 총 630억 달러(한화 약 81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약 48%가 동남아와 인도에 투입됐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최근 2~3년간 인도에 약 45조원, 동남아에 약 20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게 유 그룹장의 설명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글로벌 대형 투자사가 동남아와 인도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해당 시장으로 유입되는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만큼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는 것.

그는 "글로벌 벤처캐피탈은 최근 2년 동안 펀드레이징을 활발하게 하면서 드라이파우더를 쌓아놨다"며 "북미와 유럽 등의 대형 플레이어들이 드라이파우더를 축적하면서 인도와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와 동남아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변화와 맞물려 전략적 기지 역할을 주목받고 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을 단순 정치나 외교적인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며 "미중 무역 갈등은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해체되는 계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라 북미와 유럽 완성업체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 반제품 거점을 이동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인도네시아에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 2차전지 배터리 공장 등이 들어서고 있다"며 "인도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톱3 시장이고, LG의 경우 단일국가 매출 3위인 시장"이라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현재 동남아와 인도는 벤처생태계도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지 벤처생태계를 주도했던 이커머스 시장 뿐 아니라 핀테크, 애그리테크, SaaS, 기후테크 등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영역도 넓어졌다.

그는 해당 시장이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인도는 주식시장의 질적 성장이 두드러진다. 인도 증권시장은 3000조원 규모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총보다 크다. 2021년에는 테크 스타트업이 19개 IPO에 성공했다. 시장 거래량은 코스피 보다 낮지만 시총 규모가 한국을 넘어선 만큼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엑시트 측면에서 시장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 본부장은 "인도는 금융시장이 성장기를 맞이하면서 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동남아는 아직 IPO 건수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골든에이지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얘기했다.

인도와 동남아, 북미 등 글로벌 권역별 투자 전략도 밝혔다. 인도는 시리즈B~D 단계 기업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밸류에이션으로는 600억~2000억원 기업이다. 초기 단계에는 글로벌 펀드가 겨냥하는 기업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반 단계에는 북미나 유럽 투자사들이 주도하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인도 기업들은 시리즈B 이상 단계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유니콘을 달성한다"며 "시리즈B까지 7~8년이 걸렸다면 시리즈B 이후 유니콘까지는 3~4년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가지 요소를 감안해 해당 단계를 겨냥하고 있다"며 "금융 및 증권시장이 커진 만큼 충분한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초기 단계 기업을 노린다. 아직은 자본시장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해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에 지속적으로 팔로우온(후속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북미는 바이오 기업을 겨냥하라고 조언했다. 유 본부장이 몸담고 있는 KB인베스트먼트는 수년간 북미와 이스라엘 등에서 상당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현지 파트너들과 현지 전략을 펼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조만간 미국 지사 세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구과 미국 지사가 긴밀히 협력하면서 신약개발, 면역치료, 중추신경 유전자 치료 등 초기 신약 모델에 투자할 계획이다.

유 본부장은 "동남아와 인도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현지에서 펀드레이징을 하고 협력 체제를 구축해 직접 투자할 것"이라며 "북미 바이오 헬스케어는 직접 내재화된 힘을 바탕으로 현지에 지사를 세워 투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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