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중소제약사 인수' 더블유에스아이, 유통 넘어 사업확장의약제조·연구개발 진출, 부인과 수술로봇 개발 '박차'
이우찬 기자공개 2024-07-05 13:18:3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3: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코스닥 상장기업 더블유에스아이의 주가가 바닥을 다졌을까요. 신사업 진출, 사업 다각화 뉴스에도 주가는 복지부동인데요. 52주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일 더블유에스아이의 종가는 전 거래일(1일)보다 1.23% 상승한 1888원을 기록했습니다. 거래량이 25만683주였습니다. 지난 1일에도 거래량 40만주를 돌파하며 4.89%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보통 하루 거래량이 10만주를 밑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2거래일 뿐이지만 7월 시작은 좋은 편입니다.
다만 기간을 확장해서 보면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최근 3개월 주가는 5.6% 하락했거든요. 타법인 주식 양수 공시로 신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던 지난 5월3일 주가는 1% 상승에 그쳤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3일 종가는 2115원이었네요. 52주 최고가는 2645원, 최저가는 1700원으로 현 주가는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날입니다.
지난 2일 기준 시가총액은 567억원입니다. 상장 이후 시총은 우하향해왔습니다. 2020년 12월 상장 후 시총은 1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2021년 1월 1000억원 밑으로 내려간 뒤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Industry & Event
2016년 설립한 더블유에스아이는 의약품·의료기기 유통 기업입니다. 스팩 합병 방식으로 2020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09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입니다. 적자를 기록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우리들병원 출신이 세운 유통업체로 의료계 네트워크를 확보한 덕분으로 평가됩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국소지혈제 유통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년 18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체 연결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상품입니다. 국소지혈제는 눈 이외 부위에 발생하는 출혈을 조절하는 용도로 이용되는 의약품입니다. 지난해 4월 국소지혈제 총판 계약을 오는 2028년까지 연장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신규 사업에도 목말라 있는데요. 지난달 중소 제약사 인트로바이오파마 인수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지분 67%를 매수하는데 188억원을 썼습니다.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 3회차 CB 발행으로 178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의약품 유통에서 제조·연구개발(R&D)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인트로바이오파마는 순환계·대사성 질환 쪽에 강점이 있는 제약사로 평가됩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400여개 병·의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블유에스아이의 외형 확장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트로바이오파마가 연결 회계에 편입되기 때문이죠. 인트로바이오파마의 지난해 매출은 236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서는 처음으로 짐비코리아(ZimVIe Korea)와 척추용 임플란트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의료기기 유통사업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의미합니다.
더블유에스아이의 신사업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2021년 9월 출자를 통해 세운 자회사 이지메디봇을 통한 신사업도 있는데요. 이지메디봇은 산부인과용 어시스트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궁암을 수술할 때 쓰이는 수술용 마이크로 로봇입니다. R&D를 위해 최근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Market View
더블유에스아이는 증권업계에서 크게 관심을 받는 기업은 아닙니다. 올해 증권사 리포트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IBK투자증권에서 2건, 2022년에도 IBK에서 2건을 냈습니다.
지난해 12월27일 리포트가 가장 최근입니다. 유통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사업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유통사업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신사업에 진출해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며 "심혈관 관련 사업은 2024년부터 매출이 가시화될 전망이고 수술용 로봇은 연구개발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이르면 2025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4월에도 김 연구원 리포트가 눈에 띕니다. 그는 "주력 품목인 국소지혈제 국내 공급 파트너십 계약이 5년 연장돼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며 "약 90억~100억원의 여유 자금으로 의약품·의료기기,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 투자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측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창업자인 박정섭 회장이 더블유에스아이의 키맨입니다. 1965년생인 박 회장은 가천대 의료경영학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1997년 12월부터 10년 동안 우리들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의약품·의료기기 영업과 유통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합니다.
박 회장은 2012년 9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코스닥 상장기업 셀루메드 부회장으로 일한 경력도 있는데요. 사업 초기였던 셀루메드는 의료계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었던 박 회장을 영입했습니다. 박 회장은 당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셀루메드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과 마찰로 지분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셀루메드를 떠난 박 회장은 우리들병원 출신을 끌어모아 2016년 더블유에스아이를 창업했습니다. 등기임원인 이윤석 대표와 안병훈 이사는 창업 때부터 함께한 인물입니다. 박 회장은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인트로바이오파마 이사회에 이 대표와 함께 들어갔습니다. 직접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네요.
박 회장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주가가 답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공들이는 상황에서 향후 주가가 반전을 맞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더벨은 박 회장에게 주가와 신사업 등에 관해 문의하기 위해 더블유에스아이 쪽에 수차례 연락처를 남겼는데요. 회신이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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