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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비상장사·세컨더리' 투자 고수 '손길현 상무'증권사 출신, 자산운용사 거쳐 2018년 VC 입문···'상장' 가능성

이명관 기자공개 2023-07-06 08:10:5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벤처캐피탈(VC)인 에이벤처스는 올해로 설립 5년차를 맞이했다. 신생으로 꾸준히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하고 회수하면서 내실있는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차근차근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올해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에이벤처스의 투자 심사역은 손길현 상무(사진)다. 에이벤처스가 처음으로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는데, 이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가 바로 손 상무다.
프리IPO를 비롯한 비상장기업에 대한 풍부한 투자 경험을 갖추고 있는 인물로 알려진다. 그는 올해 세컨더리 펀드 운용에 전념하며 시리즈로 후속 펀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성장스토리: 증권사 출신 비상장투자 전문가

1981년생인 손 상무는 단국대학교 회계학을 전공했다. 셈에 능했던 그는 자연스레 증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시작점은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이었다. 2007년 공채로 입사해 지점에서 6개월을 보낸 후 본사 리테일 전략팀으로 보직을 옮겼다. 리테일 전략팀은 증권사 리테일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팀이다. 나름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부서로 옮긴 것이다.

4년 정도 리테일 전략부에서 경험을 쌓은 그가 비상장 투자와 인연을 맺게된 시기는 2011년이다. 리테일 전략팀에서 VIP 담당 투자파트로 보직을 새로 받았다. 해당 부서는 VIP 대상 신상품을 개발하는 곳이었는데, 주 타깃이 비상장 투자였다. 단독으로 비상장사 투자 기획을 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던 터라 신탁부서와 연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곤 했다.

이를테면 손 상무가 종목을 섭외하면 신탁팀에서 상품을 설정하는 식이었다. 이 같은 구조의 상품은 증권사 최초였다. 첫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투자건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의미있는 성적을 냈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손 상무는 2012년 메리츠증권으로 이직했다.

손 상무는 본격적으로 비상장사 투자에 나서기 위해 메리츠증권 신탁팀에 합류, 동일한 구조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비상장 투자를 증권사 신탁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투자한 종목이 비아트론이었다. 200억원 가까이 투자를 하는 등 적지않은 자금이 투입됐다. 그런데 아무래도 비상장사 신주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보니 전액 구주 투자를 했다. 세컨더리 투자를 통해서만 비상장사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때 손 상무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냈던 이들은 대형 벤처캐피탈(VC)에 소속된 지인들이었다. 이들은 손 상무에게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투자처 발굴에 도움을 줬다. VC업계 도움으로 손 상무는 투자처를 순조롭게 발굴해 나갔다. 당시 대표적인 딜이 카카오와 바디프랜드 등이었다.

메리츠증권 내부에서도 가시적인 성과에 고무됐다. 이때 처음으로 손 상무는 증권사 최초로 신탁팀에서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었다. 계속 프로젝트로만 하다가 블라인드까지 운용하면서 두루 투자 경험을 쌓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2016년 자산운용사로 옮겼다. 다채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서였다. 첫 행성지는 브레인자산운용이다. 자산운용사에서 손 상무는 처음으로 메자닌을 경험했다. 브레인자산운용에서 1년여를 보낸 그는 이듬해엔 DS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손 상무는 DS자산운용사 이미 인연이 있었다. 손 상무가 메리츠증권에 있었던 시절 DS자산운용과 협업을 상당히 많이 했다. 이미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에이벤처스 창립 멤버인 조창래 대표와 함께 일하게 됐다. 사실 그들은 업계에서 일찍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그러다 2016년 손 상무가 브레인자산운용에 합류하기로 결정됐을 무렵 DS자산운용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는데, 그때 손 상무가 추천했던 이가 바로 조 대표다.

손 상무는 DS자산운용에서도 비상장사 투자에 집중했다. 이때 에코프로비엠, 성일하이텍, 샐리드, 에이비엘바이오와 같은 테마 섹터들 중심으로 투자를 많이 했다. 단기간에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 검토를 많이 하면서 경험치를 추가했다.

1년 뒤인 2018년 조 대표를 필두로 김태규 부사장, 정현구 이사 등과 함께 손 상무는 에이벤처스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한 것이다.

VC업계로 발을 들인 계기는 보다 입체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서다. DS자산운용에서 초기 투자를 많이 했지만 대부분 세컨더리 거래였다 보니 거래처가 VC였다. 스타트업과의 접점은 많지않았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서 투자를 하고 성장부터 IPO까지 긴 호흡에서 투자하는 것을 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커졌고,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투자철학: 기본 체크리스트 '유통시장 주목도+사람'

손 상무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세컨더리 투자가 베이스다. 이렇다 보니 유통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크다. 그 연장선에서 성장기 산업에 들어와 있는 곳들 중 2-3년 내 상장할 수 있는 종목들을 발굴 하는 전략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짰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기업 창업주의 평판체크가 잘 이뤄질 수 있는지 여부다. 어찌보면 '감'에 의존해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다. 연장선에서 스타트업 창업주와의 의사소통도 중요한 체크포인트 중 하나다.

손 상무는 "주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리스크 요인이 있을 때 숨김없이 공유하고 같이 해결 방안을 찾아날 수 마인드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도 그는 대표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펀드를 운용할 때 '사람'과 유통시장에서의 '관심도' 등 2가지 측면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그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는 펀드는 Growth K 투자조합과 에이벤처스 밸런스 S 투자조합 등이다.

◇트랙레코드: 증권사부터 이어진 인연, '똑딱' 운용사 비브로스

비브로스는 병원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똑딱'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초기엔 지금과 같은 서비스 모델이 아니었다. 명확하고 구체화된 게 없었다. 손 상무는 첫 미팅에서 이를 간파했다.

손 상무가 비브로스와 안면을 튼 시기는 메리츠증권에 재직하고 있을 때다. 지인에게 비브로스 코파운더 3명을 소개를 받았다. 투자 유치 차원에서 메리츠증권을 찾은 것이었다. 손 상무는 첫 미팅에서 의료 서비스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져 이후 유선을 통해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의료정보 서비스 버티컬 사업자로 변경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기분이 상할법도 한데, 비브로스 파운더들은 달랐다. 6개월여 만에 사업을 전환해 의료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이때 손 상무는 비보로스를 달리보게 됐다고 한다.

물론 메리츠증권에서 실제 투자유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신 후에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소개해주면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투자가 아닌 M&A라는 답을 내놨다. 보유 중이던 포트폴리오 중 유비케어라는 기업이 있었는데, 여기에 합병을 하는 구상을 한 것이었다. 이후 M&A는 현실화됐고, 비브로스는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이후 손 상무가 에이벤처스로 합류하면서 비브로스에 투자, 투자자로 인연을 맺었다. 손 상무에게는 상당히 의미있는 딜이었다. 에이벤처스 투자 이후 유비케어가 녹십자홀딩스에 매각되면서 비브로스는 한층 든든한 지원군을 얻기도 했다. 에이벤처스는 아직 비브로스에 대한 엑시트를 하지는 않았다. 추후 시점을 보고 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계획: 세컨더리 펀드 시리즈 목표

손 상무의 향후 목표는 최근 결성한 세컨더리 펀드의 시리즈화다. 에이벤처스는 글로벌 유동성 감소와 금리인상 등의 이유로 기업들의 시장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보니 과거 대비 세컨더리 투자에 대한 밸류에이션 리스크가 감소했다고 판단,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에이벤처스는 손 상무와 같은 '믿을맨'이 있었던 덕분에 해당 펀드를 과감하게 만들 수 있었다. 세컨더리 펀드는 운용 난이도가 높은 펀드로 꼽힌다.

에이벤처스 심사역 커리어를 보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이력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다수의 비상장 세컨더리를 투자하고 회수했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험치가 그만큼 풍부한 셈이다. 그중에서 손 상무가 가장 믿을맨으로 꼽힌다. 이미 세컨더리 투자 실력자로 정평이 나있는 만큼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겨 운용을 맡기는 선택을 했다.

손 상무는 "시장 상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세컨더리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며 "좋은 운용성과를 잘 만들어서 세컨더리 시리즈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벤처스는 최근 '에이벤처스 밸런스 S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펀드결성액은 197억원이다. LP는 금융투자업체 중심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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