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신약성과 안간힘 '후기임상' 자금마련 나섰다 올초 유증 이어 합작사 지분매각, 1000억 확보…빈혈·성장호르몬 치료제 드라이브
차지현 기자공개 2023-07-04 12:58:5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08: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24년차. 제넥신은 1세대 바이오텍이라는 이름값이 있지만 단 한번의 신약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이를 떼기 위해 빈혈 및 성장호르몬 치료제 등 핵심 파이프라인에 대한 후기임상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이에 대한 자금 마련을 위해 올 초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10년 전 세운 합작사 지분까지 매각했다.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800억 규모 유증 이어 200억 규모 지분 매각도 추진…유동성 확보 사활
제넥신은 28일 합작사 아지노모도제넥신의 지분 178만5000주(25%)를 193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사유에 대해 'R&D'를 위해서라는 분명한 지향점을 밝혔다. 같은 날 서울 마곡에 294억원 규모의 R&D센터를 신규투자 한다고 공시했지만 합작사 지분매각과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닐 워마 제넥신 대표이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합작사 지분매각은 주주가치가 희석되지 않는 자금 확보"라며 "후기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 개발을 늦추지 않으면서 주주가치를 지키는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제넥신은 앞서 올 초에도 R&D 자금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 579만7102주를 주당 1만4700원에 발행, 총 852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에도 제넥신은 유상증자 자금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의 제형 및 제조·품질관리(CMC), 그리고 임상에 쏟는다고 밝혔다.
◇상업화 유력 후보군 GX-E4…"내년 인도네시아 인허가 목표"
'R&D'를 위한 일련의 자금 확보는 제넥신에 따르는 불명예 꼬리표를 떼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된다. 설립 24년 차에도 아직 품목허가(NDA)를 획득한 신약이 없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후기 임상의 경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3월 말 기준 제넥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830억원이다.
상업화를 위해 주력하는 파이프라인은 4가지로 압축된다. △장기 지속형 성장 호르몬 치료제 후보물질 'GX-H9' △빈혈치료제 후보물질 'GX-E4'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X-I7' △자궁경부암 치료제 후보물질 'GX-188E'이다.
이 가운데 상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GX-E4다. 관계사 KG바이오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바이오베터로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린 게 특징이다. 아시아 7개국에서 비투석 만성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3월 말 열린 국제신장학회(WCN2023)에서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공개,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신성빈혈 치료제 '미쎄라'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비열등성은 시판 치료제보다 약효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필수 관문이다. 연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품목허가신청(BLA) 절차에 돌입한다는 게 제넥신의 목표다.
제넥신이 지난해 유상증자 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GX-E4 임상 3상과 CMC 비용으로 각각 180억원과 33억원을 배정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CMC 비용에는 공정개발 5억원, 시료 생산 28억원 등이 포함됐다. 주가 하락으로 당초 계획보다 유상증자 조달액 규모가 줄면서 임상 자금 사용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상업화 준비에 골몰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GX-H9 역시 유력 상업화 후보군으로 꼽힌다. 2012년부터 10년간 한독과 공동 개발해 온 후보물질이다. 1세대 호르몬 치료제보다 투여 간격을 줄이고 키 성장 효능을 높였다. 관계사 아이맵 바이오파마를 통해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올해 안으로 임상을 끝내고 중국 시장부터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파트너사를 통해 GX-E4와 GX-H9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GX-E4의 경우 유럽 및 아시아 등에서 임상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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