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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포트폴리오 리밸런스]5차례 지연 나노엔텍 매각…시험대 오른 엑시트 역량④작년 7월 580억 매각체결, 대금납입 미뤄져…9월 27일 딜클로징 여부 촉각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05 13:15:10

[편집자주]

SK그룹의 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진행 중이다. 기존 투자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실었다. 자본시장을 활용한 재무전략의 고수인 SK의 투자지주사답게 엑시트에서도 뛰어난 감각을 발휘했다. SK스퀘어의 엑시트 전략과 투자성과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의 나노엔텍 매각이 또 다시 지연됐다. 지난해 9월 22일 첫 지연 후 다섯 번째다. 사모펀드 운영사 J&W파트너스에 지분 전량(28.4%)을 처분키로 한 게 작년 7월인데 1년째 딜이 마무리 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거래상대방(J&W파트너스) 요청에 따라 9월 27일로 딜 클로징 일자가 변경됐다. 시장에서는 J&W파트너스가 인수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선 딜 무산 얘기도 나오는 탓에 SK스퀘어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130% 수익률로 잘 팔았는데…대금납입 계속 미뤄져

SK스퀘어는 지난해 7월 19일 이사회를 열고 의료기기 제조업체 나노엔텍 지분 28.4%(760만649주)를 사모펀드 운용사 J&W파트너스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승인했다. 매각금액은 주당 7631원, 총액 580억원으로 당시 나노엔텍 주가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200억원이 붙은 셈이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과 분리되기 전인 2011년 나노엔텍의 전환사채(CB)를 취득한 뒤 신주 인수 등을 통해 10%대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2013년 장외시장에서 추가 매입했고 이듬해 CB를 주식으로 전환했으며 2015년 유상증자에도 참여, 지분을 28.4%까지 늘려 1대 주주에 올랐다.


SK가 나노엔텍에 투자한 것은 재무적 이익보다 헬스케어 신사업을 위한 전략적 목적이 더 컸다. SK텔레콤은 2013년 병·의원 대상 스마트병원 솔루션과 체외진단기기 개발 등을 내세워 ICT를 접목,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러나 시너지는 생각보다 미미했다. 국내에서 의료기기와 ICT·사물인터넷(IoT) 기술 융합의 지향점은 결국 원격의료 등인데 이 분야는 규제가 강해 쉽게 확장하기 어려웠다. 2021년 11월 SK스퀘어가 인적분할을 통해 별도법인으로 나오자 나노엔텍 지분도 SK스퀘어로 넘겨졌고 이듬해 7월 11년간의 동행을 끝내며 매각을 결정했다.

인수자는 J&W파트너스로 정해졌다. 이 곳은 2018년 SK그룹으로부터 SK증권을 인수한 인연이 있다. 당시 SK그룹은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2년 안에 금융계열사를 정리해야 했다. 처음에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원매자로 선정됐으나 철회한 후 J&W파트너스가 나서 SK증권 지분 19.60%를 매입, 지주사 적격성 이슈를 일단락했다.

◇5차례 지연요청 받아준 SK스퀘어…SK증권 인연 때문?

SK 측의 나노엔텍 지분 취득원가는 대략 250억원 수준, 이번 매각금액으로 보면 130%가량의 수익률을 냈다. 대금은 작년 9월 19일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딜 클로징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처음에는 작년 11월 22월로, 3차는 올 3월 31일, 4차는 6월 30일로, 최근에는 9월 27일로 또 지연됐다. 거래 종결이 다섯 차례나 미뤄졌다.

지연 이유는 거래상대방 측의 요청이다. J&W파트너스의 인수대감 마련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란 얘기가 시장에 돌고 있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가 끝나면서 거래 체결 때와 시장환경이 달라져 펀딩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보통 수차례 지연되면 딜이 무산되기 마련인데 J&W파트너스와의 SK증권 인수 관계가 있어 그런지 계속 받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은 그룹에서 분리됐지만 올 12월 말까지 브랜드 사용허가를 받는 등 SK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SK그룹의 회사채를 가장 많이 인수한 곳도 SK증권이다. 2012년 이후 11년째 SK그룹 회사채 인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2018년 매각 이후에는 인수물량이 더 늘었다.

계속된 딜 클로징 지연 요청을 SK스퀘어가 받아준 것도 이런 관계가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1년째 늦어진 거래 종결로 인해 SK스퀘어의 엑시트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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