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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농협중앙회, 실적 고공행진 속 경제·금융 '희비'1분기 당기순익 전년 동기 대비 16.9%↑…경제사업은 오히려 감소

김형석 기자공개 2023-07-05 08:23:2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1분기 만에 연간 순익 목표치의 절반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농협중앙회의 순익 급증은 농협금융지주와 신용사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농업·축산경제를 비롯한 농협경제지주의 실적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해결과제다. 여기에 최근 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하면서 상호금융의 성장세도 꺾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농협중앙회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운영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9%(1228억원) 증가한 84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연간 계획(1조8448억원)의 46.0%에 달하는 실적이다.

이 기간 매출 총이익은 4조1197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645억원)보다 12.4%(4552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25.2%(2431억원) 급증한 1조2065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중앙회의 순익은 신용사업이 주도했다. 이 기간 신용사업의 매출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2조8994억원이었다.

다만 상호금융 예수금과 대출금 규모는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이 기간 상호금융의 예수금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422조1444억원이었다. 대출금은 0.5% 줄어든 334조520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의 순익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 농협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947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58.8%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49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7% 증가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실적 증가는 중앙회 실적으로 이어진다.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매출에 따라 최대 2.5%까지 농업지원사업비를 받는다. 농협중앙회는 또 각 금융 계열사의 직전 3년간 평균 영업수익이 10조원을 초과하면 그중 1.5~2.5%를, 3조~10조원은 0.3~1.5%, 3조원 이하는 0.3% 이하로 농업지원사업비를 부과할 수 있다.

실제 농협금융은 지난해에만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농협중앙회에 4505억원을 납부했다. 이밖에 실적에 따라 협의하는 배당액까지 합하면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받고 있다.

다만 신용사업과 농협금융의 실적 호조와 달리 농협경제지주와 농·축업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농업경제의 사업실적(매출)은 4조5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양곡사업의 매출은 175억원에서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0% 급감했다. 이는 앞서 국회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농가의 쌀 잉여 생산량을 우선 매입한 뒤 정부로부터 일부 자금을 보전받는다. 하지만 정부에서 양곡관리법을 거부하면서 농협의 정부보전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에 비료 구입비가 전년 대비 71.4% 급등하는 등 생산비용이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군납쌀가루(58.6%↓)와 에너지(12.9%↓), 자재(9.9%↓), 농협몰(7.6%↓), 연합마케팅(6.0%↓) 등 전체 사업 중 절반가량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줄었다.

축산경제 분야도 비슷하다. 이 기간 축산경제의 매출은 4.0% 감소한 1조3850억원에 불과했다. 축산경제의 핵심사업인 공판(11.4%↓)과 군납사업(15.0%↓) 등에서 매출이 줄었다.

농협경제지주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경제지주의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2조4881억원을 기록했다. 농협무역과 남해화학, 농협흙사랑, 농우바이오, 농협홍삼 등의 매출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

경제사업의 실적 악화는 향후 농협중앙회의 부담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상호금융과 금융지주의 수익을 기반으로 경제사업 지원이 가능하지만 금융사업 악화 시 중앙회 전체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경제지주 계열사 지원 금액 부담은 크다. 지난 1분기 농협은행이 경제지주 계열사와 중앙회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는 3조93억원에 달한다. 이는 농협은행의 전체 신용공여 규모의 84.1%에 달한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의 경우 상호금융과 금융지주를 수익을 활용해 경제지주와 농·축업 사업의 자금을 마련해왔다"면서도 "지속적인 경제지주의 실적 악화는 향후 농협중앙회 전체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제지주의 성장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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