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본시장이 바람 잘 날 없다. 조용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새로운 논란과 사태가 불거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시장을 왜곡하고 질서를 어지럽혀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이 있다. 과거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그랬고 차익결제거래(CFD)도 마찬가지다.사실 CFD는 상품 자체로는 장점이 많다. 40%의 증거금률로 2.5배의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숏 포지션의 공매도 기능도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자 일부 증권사는 CFD 서비스를 종료했다. 나머지 증권사의 관련 비즈니스도 위축이 불가피하다. 범죄자의 탐욕으로 자본시장이 후퇴하는 셈이다.
시장에 파장이 커지자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목소리를 냈다. 장소는 개인 SNS였다. 그는 "주범 마저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침묵하는 실제 피해자들께 시장 플랫폼업자인 증권사 CEO 한 사람으로서 고개를 숙인다"며 "고객이 살아야 금투사가 살고 시장이 산다는 것을 늘 되새기지만 가끔은 놓친다. 그래서 봉변과 억울함도 당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가끔씩 자신의 생각이나 동향을 SNS로 공유해 왔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특히 일각에서 증권사가 시장교란세력으로 비춰진다는 사실에 37년째 증권업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할 정도였다. 이번 글에서는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함마저 느껴졌다.
정 사장은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과 궤를 함께해왔다. 1997년에는 대우증권 자금부장으로서 외환위기(IMF)를 거치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에서 국내 기업금융(IB) 분야를 개척했다. 사장 취임 후 NH투자증권을 업계 최고의 증권사로 키워냈다.
자본시장에 대한 정 사장의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모진 풍파를 겪어가며 자본시장의 발전에 힘 써왔지만 자꾸만 범죄자들로 인해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것이다. 사실 NH투자증권은 CFD 리스크에서 멀어져 있는 데도 목소리를 낸다는 데에서 잘 나타나 있다.
그는 과거 옵티머스 사태 당시에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사모펀드에 느슨해진 규제로 비롯됐다는 지적에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탁사, 사무관리사, 판매사가 각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보다 이로 인해 자본시장 자체의 퇴보를 더욱 걱정했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로 자칫 위축될 수 있지만 앞장서서 자본시장의 성장을 위해 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범 마저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지금, 그와 같은 목소리는 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정 사장의 용기와 뚝심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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