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불붙은 TV 가격경쟁…LG전자 묘수는 'R&D 역량 분산' 원가절감 목적…인도네시아 등 해외 자체 '개발-생산-판매' 프로세스 구축

손현지 기자공개 2023-07-07 12:06:5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TV사업부(HE사업본부)가 첫 연구개발(R&D) 법인을 세운 이유는 뭘까. 이전까지 센터나 연구소 단위의 R&D 조직은 있었지만 '법인' 격 조직을 만든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가구조 개선 고민의 산실로 해석된다. TV사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가격은 중요한 경쟁요소 중 하나다. 마진을 남기려면 R&D 신규투자 발생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유리하다. 이미 경험치가 많이 쌓여 있는 제품군들의 경우 해외법인 자체적으로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자생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메인 싱크탱크는 국내 HE연구소다. 향후 HE연구소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해외 각 지역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R&D 역량을 갖추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인니 R&D 분사…'우수한 개발인력을 저렴하게'

LG전자는 그간 원가절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분야에서 선구적인 입지를 취하고 있다지만,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TV만 고집해오던 삼성전자도 OLED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 내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연초 국내 OLED TV 신제품(55, 66, 77형) 출고가를 LG의 같은 크기 제품 보다 낮게 잡으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LG전자는 R&D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비용절감을 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해외 생산법인 마다 최소한의 R&D 인력이 존재한다. 해외에는 미국, 일본, 인도, 유럽 등 총 20개에 달하는 연구소가 존재한다. 다만 센터나 연구소, 팀 단위로 운영되는 터라 자체적인 의사결정권 등은 약하다. 제품 마다 개발이 필요할 때마다 본사에서 별도의 비용 투입 등이 이뤄져야 하는 구조다.


LG전자는 해외법인 내에 있던 R&D 조직을 '법인' 격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최근에는 해외 생산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연구개발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자체 인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OLED TV 뿐 아니라 8K TV, webOS 스마트 TV 등 기술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첫 스타트는 인도네시아였다. 인도네시아는 LG전자가 1990년부터 일찍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해온 지역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HE사업본부 내 인도네시아 개발담당을 신설했고, 이번에 '법인' 으로 승격시켜 출범시켰다. 흩어져 있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인근 연구 역량을 인도네시아로 한데 응집시켰다.

신설된 인도네시아 R&D 법인은 찌비뚱 생산법인과 불과 3.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판매법인이 있는 수도 자카르타와의 거리도 40여 km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내에 '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개발과 생산지가 일원화되면서 글로벌 TV 신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이 풍부한데 비해 인건비는 비교적 저렴하다"며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TV R&D 역량을 갖춰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며 고 말했다. LG전자가 매년 연구개발비로만 지출하는 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

*LG전자 인도네시아법인

국내는 신제품, 해외는 구제품…R&D 투트랙 운영

LG전자는 신제품을 국내 구미사업장에서 소화하고, 이미 생산 프로세스 '틀이 잡힌' 구제품의 경우 해외 사업장에서 전담하는 투트랙 전략도 구상 중이다.

국내에는 메인 싱크탱크인 CTO 부문이 있어 차별화된 미래기술이 적용된 신제품 개발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각 사업본부 산하에도 1~2년 내 시장에 출시할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소와 개발팀이 존재한다.

LG전자 TV생산의 중추는 국내 구미 사업장이다. 신개념 폼펙터인 스탠바이미부터 97형 초대형 OLED TV 등 신제품까지 모두 구미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중 구제품들은 전세계 어느 생산라인에서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라, 해외법인에서도 개발이 무리없이 소화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인도네시아 R&D법인은 현지 인력 충원으로 규모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500명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R&D 법인장에는 현재 HE연구소 산하 인도네시아 개발 담당을 맡고 있는 이소연 상무가 선임됐다.

앞선 관계자는 "이미 모듈화를 해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해외법인 자체적으로 개발-생산 역량을 갖춰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비용, 납기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장사업(VS)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3월 베트남에 있던 R&D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 시키면서 전장사업 승부수를 던졌다. LG전자는 2016년 베트남 생산법인 산하에 하노이 전장 R&D센터를 설립했으며 2020년에는 다낭에 R&D센터 분소를 세워 역량을 강화해나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