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감산 여파' 티씨케이, 하반기도 매출 하락 현실화되나2분기 매출 부진 예상, SiC포커스링 시장 비포마켓→애프터마켓 축 이동도 한몫
조영갑 기자공개 2023-07-21 07:58:0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SiC포커스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티씨케이의 하반기 실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1,2위 파운드리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반기 예상에 못미치는 성적(잠정실적)을 낸 티씨케이는 포커스링 시장의 축이 비포마켓에서 애프터마켓으로 이동하면서 하반기에도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티씨케이는 2분기 매출액 593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의 실적을 기록(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분기 매출액 636억원, 대비 약 7% 하락한 수치다. 티씨케이는 1분기 2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대비 큰 폭의 하락은 아니지만, 티씨케이의 2분기 매출액에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씨케이는 글로벌 반도체 SiC포커스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조사다. 일본 도카이카본(TOKAI CARBON)의 계열사로 반도체 소모품 비포마켓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회사다.
비포마켓이란 포커스링 제품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직납하는 게 아니라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등 전공정 장비사에 납품, 장비를 타고 엔드유저에 공급되는 시장을 말한다. 티씨케이는 SiC 포커스링 비포마켓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가 급락하면서 파운드리 내 재고가 급증한 것과 관련 비포마켓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라인 증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전공정 장비사를 비롯한 포커스링 제조사는 판로를 확보할 수 없는 이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 비수기인 1분기는 차치하고라도 2분기부터는 전방 고객사들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시기"라면서 "하지만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이 더 빠졌다는 것은 하반기 업황 역시 부정적일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티씨케이는 지난해 2분기 84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증설 투자를 하지 않는 대신 파운드리 고객사가 비포마켓 제품이 아닌 애프터마켓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도 티씨케이의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프터마켓은 전공정 장비사를 거치지 않고, 포커스링 등 소모품을 직접 엔드유저에게 직납하는 구조다. 비포마켓 제품이 장비에 기본 탑재되는 순정품이라면, 애프터마켓 제품은 주기 마다 교체하는 대체품에 빗댈 수 있다.
포커스링 공급단가(ASP)가 100원이라고 가정하면, 장비사를 거치는 비포마켓 제품은 장비사 마진을 얹어 130원에 엔드유저에 입고된다. 하지만 애프터마켓 직납 제품은 장비사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출고가 100원에 동일하게 입고된다. 올해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애프터마켓 소모품을 직접 수급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는 것이 티씨케이의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SK하이닉스는 최근 원가절감을 위해 비포마켓 제품 대신 애프터마켓의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새 거래처를 물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비포마켓과 애프터마켓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케이엔제이 등이 직납 공급사로 등록하면서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티씨케이의 경우는 장비사와 장기간 독점적 공급계약이 체결돼 있기 때문에 비포마켓 외에는 매출을 올릴 길이 없다"면서 "장비사들이 불황을 겪으면 동일하게 불황을 겪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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