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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재무분석]LG전자 불문율 '미국에선 돈 빼지 않는다'올 1분기 해외법인발 배당금 4배 확대...'순이익 1위' LG전자USA는 여전히 배제

양도웅 기자공개 2023-07-12 12:28:16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6: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법인세법이 개정되자마자 LG전자 국내 본사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올해 1분기에 해외 종속기업 6곳으로부터만 약 600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왔다. 전년동기 대비 약 4배 많은 규모다. 지난해 1년 동안 국내외 종속기업로부터 가져온 배당금(6415억원)의 약 90%를 올해 1분기에 이미 가져온 것이다.

올해 1분기에 해외에서 가져온 6000억원의 배당금 중 절반이 넘는 3785억원을 책임진 곳은 'LG전자인디아(LG Electronic India Private Limited)'다. 인도 현지법인으로 냉장고와 TV, 세탁기, 에어컨 등 주로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한다.


국내 본사가 LG전자인디아로부터 대규모 배당금을 가져올 수 있었던 건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높은 수익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배당금을 가져오기 직전인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8%로 같은 시기 22개 주요 국내외 종속법인 가운데 다섯 번째로 준수했다. 지난해 순이익률은 7%로 22개 주요 국내외 종속법인 가운데 네 번째로 높았다.

더불어 2020년과 2021년 두 해 연속 LG전자인디아로부터 총 5626억원의 배당금을 가져온 것과 달리 2022년에는 배당금을 가져오지 않았다. 한 해 동안 배당금 지급이라는 자본적 지출이 없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을 가져와도 재무구조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1등' 해외 자회사인 LG전자USA(LG Electronics U.S.A., Inc.)로부터는 이번에도 자금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LG전자USA는 해외 종속기업뿐아니라 전체 종속기업 가운데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위를 차지한 곳이다. 핵심 자회사인 LG이노텍 국내 본사보다 4배 가까운 232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단순히 순이익만 크지 않다. LG전자USA의 올해 1분기 순이익률은 7%다. 22개 주요 국내외 종속법인 가운데 7번째로 높다. 별도기준 자본총계도 2조198억원으로 전체 종속법인 중 LG이노텍 다음으로 크다. 한 회계 전문가는 "배당 여력을 판단할 때 순이익과 자본총계가 얼마나 큰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런데도 국내 본사는 LG전자USA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는 안을 자금 조달 선택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올해뿐만 아니다. 2014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LG전자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기간 LG전자USA가 국내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현금은 '0원'이다. 국내 본사도 LG전자USA에 출자한 현금은 0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본사와 LG전자USA는 적어도 자본 거래 측면에서는 독립돼 있는 셈이다. 국내 본사가 일일이 경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LG전자USA의 몸집이 크다는 이야기도 된다. 실제 LG전자USA는 직접 전자제품을 생산·판매할 뿐 아니라 미국과 멕시코에 있는 8개 현지법인의 모회사로서 중간 지주사 역할도 하고 있다.

중간 지주사라는 건 LG전자USA가 돈 쓸 곳도 적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회사 8개 가운데 전문적으로 연구개발(R&D)만 하는 제니스(Zenith)라는 곳이 있고 태양광발전사업에 투자하는 LGEUS-POWER라는 곳도 있다. 현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LG테크놀로지벤쳐스도 있다. 연구개발과 투자에 적잖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USA가 번 돈은 현지에서 소화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과거 300%가 넘었던 부채비율(별도기준)이 지난해 말 20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이제 막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도 LG전자USA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지 않도록 만든 이유로 분석된다. 배당금 재원은 자본총계를 구성하는 이익잉여금이다. 배당금을 지급하면 자본총계는 줄어들고 부채비율이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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