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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산업 경쟁의 늪]'고가 단말+LTE' 조합 탄생 영향은②소비자 선택권 확대, 통신사 ARPU 저하 방향성…정부 규제 일변도에 투심 약화

이장준 기자공개 2023-07-13 10:56:43

[편집자주]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3강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다. 제4이동통신사업자 유치를 유도하고 알뜰폰 시장을 키워 경쟁을 활성화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이 늘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없다. 이번 정책의 의의와 한계를 짚어보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고가 단말기에 고가 요금제를 결합해야 하는 기존 구조를 타파한다. 단말은 프리미엄 폰을 쓰더라도 온라인이나 알뜰폰 요금제를 쓸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통신사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쟁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다른 방안들도 마찬가지다. 최적요금제를 주기적으로 고객에게 고지하고 유통망 추가지원금 한도를 상향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통신사를 옥죄고 있다.

하지만 현재 통신 3사의 영업이익률은 기껏해야 10%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수익성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지만 정부의 규제가 심화하며 당장 투자심리는 약화한 모양새다.

◇5G 요금제 강요 방지, 유통망 단말기 추가 지원금 한도 상향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에는 요금·마케팅·품질 경쟁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한다. 사용량에 부합하는 5G 요금체계로 개선하고 다양하고 저렴한 5G 요금제가 지속 출시되도록 통신사를 독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브리핑 자리에서 "통신사와 적극 협의해 4만원대 요금제뿐 아니라 그 아래 선에서도 중간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하한선은 현재 출시된 중간요금제보다 낮은 가격 구간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용자가 단말 종류와 무관하게 LTE나 5G 요금제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눈에 띈다. 물론 현재도 5G 자급제 단말로는 제약 없이 원하는 LTE·5G 요금제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통신사향 5G 단말은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유심(uSIM) 기변을 통해 LTE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지만 보다 편리해지는 것이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적요금제도 주기적으로 고지한다. 이용자 중심의 요금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통신 3사가 이용 패턴에 기반한 최적요금제를 고지하도록 하고 금융처럼 통신 분야에도 마이데이터를 통해 민간 요금제 비교·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한다.

마케팅 경쟁도 다시 치열하게 만들려 한다. 유통망의 단말기 추가 지원금 한도를 기존 공시지원금의 15%에서 3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향후 시장 상황을 지속 머니터링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해 단말기유통법(단통법) 개선 방향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용 행태에 맞게 최적의 요금제를 찾아주는 게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이미 통신 3사는 다른 상품과 결합해 사실상 최적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 외에도 단말기 요금, 부가서비스 사용료까지 통합해서 줄여주는 컨설팅 역할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고객 리텐션을 끌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용 행태에 따라서만 추천한다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나온 이후에 오히려 앱 생태계가 활성화하고 콘텐츠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수익성 영향은 지켜봐야…지나친 규제로 기업가치 훼손

정부는 고가 단말에 LTE 요금제를 결합하거나 최적요금제를 주기적으로 공지해 고객 선택권을 넓히는 걸 정책 취지로 설명한다. 동시에 이들 정책은 통신사 수익성을 떨어트리는 방향성을 안고 있다. 고ARPU인 5G 고객의 LTE 전환을 용이하게 만들고 마케팅 비용 지출 확대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통신사에 어느 정도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업계에서도 아직 정부가 방향성만 밝힌 만큼 추후 움직임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다만 안 그래도 성장이 더딘 통신업 수익성을 악화할 우려가 있는 정책을 펴는 게 합리적인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5G 도입 직후 통신 3사는 투자 확대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4.1~8.3% 수준에 그쳤다.

이후 불필요한 마케팅 출혈 경쟁은 지양하고 자본적지출(CAPEX)이 안정화하며 지난해 통신 3사 영업이익률은 6.4~10.6%로 올랐다. 다만 미국 대표 이동통신사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와 컴캐스트가 지난해 각각 22.58%, 11.56%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차이나모바일과 일본전신전화공사(NTT) 역시 작년에 각각 13.77%, 13.9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며 국내 통신업에 대한 투자 메리트도 떨어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도 통신산업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한 직후 3사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신 3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모두 1배 미만인 점도 지나치게 팍팍한 국내 규제와 맞닿아 있다. 시가총액이 장부상 기업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된 상황이 이어지는 데는 사실상 가격에 개입하는 정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 정량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미칠지 몰라도 당장 투심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의 규제 일변도가 이어지면 하반기에도 기업가치를 개선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출처=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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