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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투 스페이스]첫발 뗀 한화그룹 우주 사업…수익화까지 먼 길③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 실적 '0'…쎄트렉아이 실적은 뒷걸음질

조은아 기자공개 2023-07-12 07:27:56

[편집자주]

지구를 향한 솔루션. 한화그룹이 밝힌 우주 사업의 비전이자 목표다.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우주 사업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누리호 엔진 조립, 위성 기업 인수, 그룹 차원의 우주 사업 컨트롤타워 출범 등 쉽사리 그려지지 않는 한화그룹 우주 사업의 끝엔 결국 다시 지구가 있다. 더벨이 한화그룹 우주 사업의 출발점과 현황, 그리고 그 종착점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그룹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시기도 2~3년 전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업 자체가 가까운 미래에는 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하기도 하다.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사업부,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가 나눠서 맡고 있다. 이 가운데 발사체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는 실적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2년 반 전 한화그룹 품에 안긴 쎄트렉아이는 주인이 바뀐 뒤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 수익까지 먼 길...실적 기여도 '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항공우주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모두 1%대에 그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분 20%를 보유한 쎄트렉아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를 '항공우주 사업부문'으로 묶어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항공우주 사업부문의 1분기 실적은 쎄트렉아이의 1분기 실적과 일치한다. 사실상 우주사업부의 실적 기여도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는 정부와 함께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하고 있는 곳으로 돈을 벌기보다는 다른 사업부가 벌어놓은 돈을 쓰는 곳이다. 앞으로 갈 길이 먼 만큼 당분간 지상방산(LS사업부) 등 다른 사업부가 벌어놓은 수익에 기대 연구개발(R&D) 투자 및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건 발사체 재사용을 통한 발사비용 절감이다. 발사비용이 낮아져야 각종 발사 용역을 수주할 수 있어 수익화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안보 및 전략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국제 협력이 제한돼 있다. 결국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희망하는 시기는 2032년으로 앞으로 10년이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우주사업부를 맡고 있는 유동완 부사장은 미국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2032년까지 상업용 발사체의 발사비용을 절반으로 낮춰 스페이스X 수준에 맞추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틈새 플레이어가 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스페이스X를) 따라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주변 환경은 우호적이다. 정부는 민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우주 사업 추세에 맞춰 장기적 관점에서 우주 산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우주 산업은 정부의 공공위성 운영 계획에 따라 결정되는 공공 인프라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사업 성과 예측이 매우 용이한 편이다. 경기 민감도 역시 낮다. 투자만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추후 꾸준한 수익을 내기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인수 3년차…성장통 겪고 있는 '쎄트렉아이'

한화그룹 우주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으로는 2021년 초 이뤄진 쎄트렉아이 인수를 꼽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초 쎄트렉아이 지분 20%를 인수했다. 전환사채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30%까지 높아진다.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 인수를 통해 위성 산업 전반에서 밸류체인 구축에 한발 다가섰다. 위성 산업은 크게 위성 제작, 발사 서비스, 위성 서비스 등의 분야로 나뉜다. 위성 제작은 크게 위성체 제작과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발사체 제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쎄트렉아이는 발사체를 제외한 위성 본체부터 지상체까지 모두 자체 제작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 인수로 위성체와 발사체 제작, 위성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체)와 쎄트렉아이가(위성체) 위성 제작을 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46.73%를 보유한 한화시스템이 위성 서비스를 맡는 방식이다.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 인수 직후 그룹 차원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도 출범시켰다. 우주 사업의 큰 밑그림을 그리고 쎄트렉아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관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고 있는 데서도 우주 사업에 대한 그룹의 기대를 알 수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 인수로 연구소 하나를 통째로 얻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쎄트렉아이는 현재 위성을 만드는 ‘제조사’로 분류되지만 근간은 연구개발이다. 우리별 1호 개발에 참여한 현재의 김이을 대표, 박성동 의장 등 10여명이 창립 멤버다. 현재 종속회사 연구소를 포함해 모두 4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구 인력만 160여명이 넘는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다만 쎄트렉아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한 뒤 오히려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매출은 들쑥날쑥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3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0년 137억원에서 2021년 13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는 아예 7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쎄트렉아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수출 대비 수익성이 낮은 국내 중심으로 신규 수주가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여기에 주식보상비용과 연구개발비용이 증가하면서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손바뀜 이후 일종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한화시스템도 위성 서비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0년 6월 영국의 위성 안테나 벤처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한 뒤 한화페이저를 설립했다. 페이저솔루션은 해상·육상·항공기에서 고속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같은해 12월에는 미국의 위성 안테나 벤처기업인 카이메타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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