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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핀셋 쇄신'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나 지주사 전략기획그룹폐지 이어 '물류·IT' 계열사 손질, 이재현 회장 ‘위기의식’ 반영

김규희 기자공개 2023-07-14 08:00:3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그룹에 전운이 감도는 양상이다. 그룹 콘트롤타워인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의 조직개편을 잇따라 단행하며 쇄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재현 회장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례적인 중간 인사를 통해 경고성 시그널을 보낸 상황에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모인다.

◇ 그룹 콘트롤타워 전략기획그룹 폐지, 재무전략실장 교체

CJ 그룹은 최근 그룹 콘트롤타워인 지주사 CJ㈜에 대한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김홍기 경영대표 산하 조직을 재편해 의사결정 체계를 단순화한 게 주요 골자다. 대표 직속 체제를 강화해 실행력을 개선했다.

CJ㈜는 이번 중간 인사를 통해 전략기획그룹을 없앴다. 당초 경영대표 아래 사업관리그룹과 전략기획그룹 등 2개 그룹을 운영해왔지만 사업관리그룹만 남겨두고 나머지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재편했다. 이에 전략기획그룹에 속해 있던 전략기획실과 미래경영연구원은 대표 직속 조직이 됐다.

임원인사도 이뤄졌다. 전략기획그룹을 이끌던 임경묵 그룹장은 미래경영연구원장에 보임됐다. 미래경영연구원은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시장 분석, 자료 조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전략기획실장도 이한메 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CFO)으로 변경됐다. 기존 이승화 전략기획실장은 CJ제일제당 레드바이오TF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안팎은 지주사 중간 인사에 이 회장의 심각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대내외 경제상황 악화로 CJ 계열사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실적이 더 악화되면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 회의에서도 위기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9.8% 증가했지만 매출원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34.0% 감소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져 올 1분기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33.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5.5%에서 3.4%로 2.1%포인트 하락했다.

그룹 재무전략을 총괄하는 재무전략실장 교체도 분위기 환기 의지로 읽힌다. 기존 재무전략실장(CFO)이었던 신종환 실장은 재무경쟁력강화TF로 이동했다. 새 재무전략실장에는 안승준 재무전략실 담당이 선임됐다.

최근 CJ CGV의 1조원 자본확충, CJ ENM의 재무구조 개선 등 계열사들이 재무전략 수행에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변화를 통해 쇄신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 주요 계열사도 손질, 그룹 전반으로 이어질까

업계는 CJ㈜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에 대한 손질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그룹 콘트롤타워 전략부서에 이어 ‘3대 계열사’에 조직개편이 이뤄지자 ‘쇄신 바람’이 향후 그룹 전반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이는 90여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그동안 항만과 창고, 배송 중심으로 유지해 온 사업조직의 기본틀을 대폭 손질해 분위기 쇄신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은 기존 택배·이커머스부문과 계약물류(CL)부문, 글로벌 부문을 ‘한국사업’과 ‘글로벌사업’으로 개편했다. 신설된 한국사업부문은 항만과 창고, 배송 등 각 부서에 별도로 존재했던 영업과 운영 조직을 고객 요구에 맞게 통합했다. 글로벌사업은 공급망 재편에 대비하고 초국경택배, 2차전지, 방산물자 물류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는 차원에서 개편이 이뤄졌다.

CJ 그룹은 통상 연말에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는데 이례적으로 중간에 선제적으로 조직개편을 실시 한 건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조직을 대폭 보강해 초국경택배·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자료=CJ 그룹>

CJ올리브네트웍스는 아예 수장을 교체했다. 부산시와 세종시의 국가시범도시 사업을 총괄한 국내 민간분야 최고 스마트시티 전문가인 유인상 전 LG CNS 상무를 신임 대표로 영입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 신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IT분야 미래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CJ ENM은 올해 초 기존 9개 사업본부를 5개 핵심 사업본부로 통·폐합했다. 중복 기능은 통합해 비효율을 줄이고 사업체계를 핵심기능 중심으로 단순화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목적이었다. CJ제일제당은 수평적 조직문화 가속화를 위해 본부·실·팀 등 조직명칭을 영문으로 변경하고 성과 중심의 파격보상 승진제도를 도입했다.

CJ 그룹은 ‘쇄신 분위기’ 확산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CJ㈜ 조직개편은 경영대표 직속 체제 강화를 통한 중기 전략 실행력 제고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계열사 역시 필요성에 따라 자체적인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CJ 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결정체계를 단순화해 대표 직속 체제를 강화했다”며 “중기 전략 실행력을 높여 올 상반기 부진을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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