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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강등 소나기' 피한 SK·CJ, 제2의 롯데 가능성은③강등 가능성 꾸준히 제기, 유상증자로 하반기 핵심 계열사 등급하락 막아

이상원 기자공개 2023-07-18 13:05:39

[편집자주]

2023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부터 6월까지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했다.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부동산 PF 리스크 등에 따른 기업 실적 급감으로 올해 정기평정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크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부 대기업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제2의 롯데그룹이 어디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SK그룹과 CJ그룹이 그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모두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와 부채비율 급등으로 신용평가사들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에서 이들에 대한 큰 변화는 없었다. SK그룹 일부 계열사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에 약간의 변화가 있는 정도다. 하반기에도 하향 압박은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당장의 등급 하락은 막아낼 것이란 전망이다.

◇'흔들리는' SK그룹 신용도..."회사채 선호도 예전만 못하다"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상반기 정기평정 결과 SK그룹 일부 계열사 신용등급에 변화가 생겼다. SK렌터카와 SK실트론이 각각 'A0'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SK렌터카는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그룹 시너지로 우수한 수익 창출력이 반영됐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업황 저하에도 장기공급 계약으로 중장기적인 실적 성장세를 감안했다.

매각 추진중인 SK쉴더스를 제외하면 하향 조정은 SK어드밴스드가 유일하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은 'A0'로 유지한 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중국 프로필렌 생산공장 신증설로 공급은 증가했지만 수급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데다 높은 원재료 값이 지속된 결과다.

무엇보다 SK그룹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신용도를 유지하면서 한 숨 덜었다. 이번 정기평정에서 등급을 유지했지만 유동성이 빠르게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무디스와 S&P는 이들의 등급전망에 '부정적'을 달았다. SK이노베이션의 겨우 2019년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을 달고 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업황 악화에 실적이 줄고 유동성이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재무부담 확대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달을 늘리며 2018년만 하더라도 그룹 전체 차입금 규모는 50조원 내외였지만 현재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으로 'AA0, 안정적'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이 안정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수요 회복 시기와 반등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면 신용도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는 "SK그룹은 과거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기업이었지만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가 흔들리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발행을 늘리면서 SK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한도도 많이 찼다. 그렇다고 SK그룹 비중만 계속 늘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CJ CGV·SK이노의 '신의 한수'…유상증자로 등급하락 막아내

CJ그룹 역시 핵심 계열사의 등급 하향 압박이 거세다. CJ ENM은 'AA-'를 지켜냈지만 이미 하향조정 트리거를 훌쩍 넘어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향조정 트리거로 EBIT/매출액 4% 미만, 순차입금의존도 15% 초과로 제시했다. 지난해말 기준 CJ ENM의 EBIT/매출액은 2.9%, 순차입금의존도는 22.0%를 나타냈다.

과거 CJ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CJ CGV 역시 'A-, 안정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1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CJ그룹 역시 이번 정기평정은 넘어갔지만 11월 평정을 앞두고 하반기에도 불안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CJ CGV의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CJ CGV와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주식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크레딧과 채권 시장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CJ CGV와 SK이노베이션이 높아지는 부채비율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위기를 유상증자로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CJ CGV의 경우 '신의 한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누적된 적자로 CJ CGV의 신용등급은 과거 'AA-'에서 'A-'까지 밀려났다. 추가적인 조정으로 'BBB+'까지 강등될 경우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 BBB등급과 A등급간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벌어져 조달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기평정에서 SK그룹과 CJ그룹의 신용등급 또는 아웃룩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주식시장과 달리 크레딧과 채권시장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등급을 확실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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