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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동행한 한화에어로·현대로템, 기대 수익은 김동관·이용배·손재일 등 K방산 집결…2차 수주계약 앞당길까

허인혜 기자공개 2023-07-14 15:19:0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4년 만의 '데자뷰'다. 대통령의 폴란드 공식 방문은 14년 만이다.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이때 이 전 대통령이 판매 품목으로 들고 간 것이 'T-50 국산 고등훈련기'다. 폴란드가 당시 10억 달러 규모의 고등훈련기 16대를 해외에서 구매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발표하자 K방산 제품을 소개한 것이다.

이번에도 우리 정부가 폴란드를 대상으로 한 세일즈 리스트 최상단에 올려둔 제품들은 방산 품목들이다. 지난해에 이어 K2 전차·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의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규모는 지난해만 124억 달러가 넘었다.

10억 달러 수주를 노렸던 국내 방산 제품이 1·2차를 합해 20배가 넘는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14년 만에 폴란드 경제사절단의 간판 기업으로 나선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다.

◇'방산' 간판에 내세운 폴란드 경제사절단

이번 폴란드행 경제사절단은 앞선 프랑스·베트남 경제사절단과는 다르게 꾸려졌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간판 기업들의 사업군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강구영 한국항공우주(KAI) 사장 등이 포함됐다.

프랑스·베트남 순방에도 김 부회장과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강 사장 등이 동행했지만 방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다방면의 경제협력에 더 집중한 바 있다. 양국 순방 때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한 활동,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에 인적·물적 투자를 예고했다.

이번에는 프랑스·베트남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현대로템을 명단에 올리며 방산 3사가 집결했다.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 등은 폴란드에서 수출 잭팟을 터트리며 간판 기업으로 포함됐다.

지난해 한화에어로가 K9 자주포로 약 3조2000억원, 다연장로켓 천무로 5조원의 계약을 따냈다. 현대로템은 7월 K2 전차 1000대에 대한 총괄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8월 180대의 수출 이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현대로템의 계약 규모만 4조4992억원이다.

폴란드 정부가 집중하는 사업군에도 초점을 맞췄다. 폴란드 정부는 방산을 포함해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인프라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 사업군을 중심으로 경제사절단에 참여할 기업과 인물을 배치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추가 수주 가능성 높아…성료기간 앞당길까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이 2차 계약 수주에 성공하면 각각 방산 수주 잔고가 껑충 뛴다. 정확한 규모가 책정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이뤄진 폴란드 수출 계약고 124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의 2차 계약 수주 금액은 K2 전차 820대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12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1분기 방산 수주 잔고가 이미 5조5000억원을 넘겨 2차 계약에 성공하면 적어도 17조~18조원 이상의 수주 잔고가 기대된다. 한화에어로는 1분기말 19조927억원에서 2차 계약에 성공하면 약 27조원까지 수주 잔고가 확대된다. 약 8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의 폴란드 2차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7~8월께 폴란드와의 협상이 진전될 것으로 봤다. 방산업계와 정부 등이 내다본 시기는 올해 안이다.

다만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금융 지원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계약을 성료하기 위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대출·보증한 규모는 12조원 수준이다.

폴란드는 6월 정부 대표단을 꾸려 우리나라에 방문해 1차 규모를 뛰어 넘는 20조원 수준의 추가 금융 지원을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폴란드 방문을 금융 지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는 자리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윤 대통령은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방산 수출 계약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명함 같지만 내용 싹 바꾼 현대로템, 잠수함 사업도 노리는 한화

K2 '잭팟'이 터지기 전까지 현대로템의 민간 외교관 역할은 주로 전동차 생산기업으로서 였다. 정부 관계자들도 해외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을 면담하며 주로 현대로템의 전동차 현지 수주에 힘을 보태달라는 요청을 했다.

2018년 총리의 튀니지 방문이 그랬고, 2019년 이집트와의 면담이 그랬다. 중동 특수를 노리고 민간 경제사절단이 쏟아졌던 2016년에도 현대로템은 전동차 수출에 팔을 걷었다.

현대로템의 이번 간판 사업은 의심할 여지없이 방산이다. 폴란드 방문의 최우선 순위 목표가 폴란드와의 순조로운 2차 계약 성공이다. 이번 2차 계약 수주를 완료하면 현대로템은 방산 기업으로서도 안정적인 수출처를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폴란드 정부의 잠수함 도입사업인 '오르카 프로그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르카 프로그램은 폴란드 해군 잠수함 도입 계획으로 폴란드 당국이 유럽 업체로만 입찰 대상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입찰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한화오션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국내 잠수함 점유율만 97%가 넘을 만큼 잠수함 분야에 특화돼 있다. 폴란드가 원하는 잠수함의 기능은 물 속에서 고속으로, 장기간 기동하는 한편 어뢰·정밀 타격 순항 미사일(SLCM)이 운용돼야 한다. 한화오션은 특수선과 유도무기 모두 경력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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