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화면 밖 활로 찾는 게임사]시프트업, '독창적 차별화'로 흥행불패 가도⑪창업주 '김형태 리더십' 핵심, 고집스런 개발력 무기…사업다각화보단 본업 집중

황선중 기자공개 2023-07-19 11:47:33

[편집자주]

게임산업 불황기를 이겨내기 위해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다. 부업에 대한 전략은 게임사마다 천차만별이다. 당장의 불황을 견디기 위해 고수익성 사업에 뛰어든 곳부터 장기적인 청사진 아래 점진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곳도 있다. 최근 지식재산권(IP)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단 점도 비게임 영역에 진출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신사업 활용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프트업의 경쟁력은 창업주인 김형태 대표의 탄탄한 내공에서 나온다. 여타 게임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게임을 무기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그만큼 우수 인재와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정도로 본격적인 성장국면을 맞이한 상태다. 김 대표는 본업인 게임 개발을 더욱 강화해 성장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의 흥행불패 신화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주목하고 있다.

◇독창적 게임성 특징…경쟁사와 차별화 강조

시프트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개발력이다. 다른 게임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최대 흥행작인 모바일게임 '니케:승리의여신(이하 니케)'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니케는 이용자가 미소녀 캐릭터를 조종해 멸망해 가는 지구를 구해내는 3인칭 슈팅게임(TPS)이다.

니케의 특징은 기존 미소녀 게임의 관습에서 과감히 탈피했다는 것이다. 대다수 게임사는 일반적으로 초기 일러스트에선 화려한 미소녀 캐릭터를 선보인다. 하지만 정작 게임에서는 SD캐릭터(3등신 캐릭터)로 단순화한다. 일러스트로 그린 화려한 캐릭터를 게임에서 일일이 구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프트업은 여타 게임사와 달랐다. 쉬운 길을 걷지 않았다. 일러스트 미소녀 캐릭터를 그대로 게임 속으로 옮겨 왔다. 더군다나 니케는 1인칭(FPS)이 아닌 3인칭(TPS) 게임인 만큼 미소녀 캐릭터 앞모습뿐 아니라 옆모습, 뒷모습도 구현해야 했다. 일반적인 미소녀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규모 작업량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실제로 시프트업은 니케 출시 직전 해인 2021년 매출의 무려 90.7%(155억원)를 연구개발비용으로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한 연구개발비용은 영업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며 적자를 낳았다. 시프트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시프트업 대표작 '니케:승리의 여신' 이미지

하지만 미소녀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우수한 게임성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80.2% 증가했다. 2013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었다. 영업이익도 221억원으로 적자고리까지 끊어냈다. 니케가 연말에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괄목할 성과였다.

◇김형태 대표 '흥행불패' 신화, 앞으로도 계속되나

니케를 독창적인 게임으로 이끈 것은 창업주인 김형태 대표다. 애초 니케는 시프트업 사내공모전에서 우승한 작품이었다. 사내공모전 출품 당시에는 흔한 FPS 장르였지만, 김 대표의 뜻에 따라 TPS 장르로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일러스트 미소녀 캐릭터를 게임에서 구현하기로 결단한 것도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중앙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이후 1999년 소프트맥스의 흥행작 '창세기전' 개발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5년 이직한 엔씨소프트에선 아트디렉터로서 대작 '블레이드&소울'를 개발했다. 시프트업에선 '데스티니 차일드'와 니케까지 성공시켰다. 김 대표에게 흥행불패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 이유다.

또한 김 대표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 사옥 인테리어를 할 때 김 대표가 작은 조명 하나하나 다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마찬가지로 게임을 개발할 때도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게임성 측면에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연스럽게 시프트업에는 인재가 모여들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 기업 '오픈AI' 개발자 출신 김태훈 팀장을 영입한 것이 상징적이다. 오픈AI는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챗GPT' 서비스 개발사다. 그만큼 인공지능(AI)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고액의 연봉과 함께 김 팀장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승자는 시프트업이었다.

김 팀장이 시프트업을 선택한 배경도 게임성과 무관하지 않다. 게임성 향상을 위해서라면 어떤 연구개발이든 최대한 간섭 않고 지원하겠다는 김 대표의 뜻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게임 캐릭터들의 인공지능을 개선해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시프트업은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PO 공모자금은 오롯이 게임 개발에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프트업은 IPO를 발판으로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