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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1500억 현금 유출에도 재무체력 '거뜬' 공모채 전액 현금 상환, 신중한 재무 기조 덕분…신작 준비도 착착

황선중 기자공개 2024-11-21 07:56:0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8: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대규모 공모 회사채를 차환 없이 현금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500억원 가까운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년간 신중한 재무 기조를 유지한 덕분에 충격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회사의 명운이 걸린 신작 <붉은사막> 출시 준비도 차질 없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공모채 1470억 차환 없이 현금 상환

19일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지난 7월 만기가 돌아왔던 1470억원 규모 공모채를 전액 상환했다. 해당 공모채는 3년 전인 2021년 7월 펄어비스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던 물량이다. 당시 펄어비스는 첫 공모채 발행이었는데도 높은 인기를 끌면서 최초 모집금액(1000억원)을 웃도는 1470억원을 조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차환이라는 카드를 꺼내지 않은 점이다. 펄어비스가 3분기 공모채 상환을 위해 지출해야 했던 현금성자산은 무려 1470억원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 말 연결 기준 총자산(1조2413억원)의 11.8% 수준이다. 다시 말해 회사의 총자산의 10%가 넘는 대규모 현금성자산이 한순간에 빠져나갔다는 말이다.

통상 대다수 회사는 총자산의 10%를 상회하는 대규모 상환 압박에 봉착하면 차환으로 위기를 넘긴다.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부채로 현금성자산을 충원해 상환 부담을 분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펄어비스는 새로운 부채를 일으키지 않고 보유 현금성자산으로 공모채를 전액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중한 재무 기조 덕분에 신작 준비도 '착착'

자신감의 원천은 탄탄한 재무적 체력이다. 펄어비스는 공모채 상환 직전인 2분기 말까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4897억원을 보유했다. 무려 총자산의 39.4%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반대로 유동성 부담을 주는 총차입금(공모채+유동성장기차입금+유동성리스부채+장기차입금+비유동리스부채)은 2468억원 수준이었다.

현금성자산(4897억원)이 총차입금(2468억원)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넉넉했던 만큼 펄어비스는 대규모 상환 압박에도 비교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현금성자산은 공모채 상환 이후인 3분기 말에도 3626억원으로 총자산의 33.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총차입금은 공모채(1470억원)가 사라지면서 983억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펄어비스는 신중한 재무 기조로 유명하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놓은 현금성자산을 쉽게 낭비하지 않고 각종 자산으로 비축하는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은 3334억원으로 5년 전인 2019년(5359억원)에 비해 37.7% 감소한 반면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5890억원에서 7249억원으로 23.1%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펄어비스는 회사의 명운이 걸린 신작 <붉은사막>에 대한 마케팅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공모채 상환 과정에서 유동성 경색이 나타났다면 신작 마케팅비 확대는 부담이 따를 수 있었다. 하지만 안정적인 유동성 덕분에 대규모 공모채 상환에도 큰 걸림돌 없이 신작의 흥행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공모채는 회사 자금 상황과 금리 등 거시적 환경을 고려해 상환했다"면서 "<붉은사막> 마케팅은 내년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지만 효율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어 대규모 마케팅 비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진 않다"라고 말했다. 또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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