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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FDA 본심사 자신감…판매준비 선제 착수 우선심사 아닌 일반심사로 지정, 늦어도 내년 5월 결과 도출…상업화 사전 작업

차지현 기자공개 2023-07-20 10:47:36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엘비의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본심사에 진입했다. FDA는 처방의약품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라 늦어도 내년 5월 16일 전엔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임상 3상에서 대조군 대비 우월한 효능을 입증한 만큼, 품목허가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다음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허가 후 빠른 판매를 위해 선제적으로 상업화 준비에 나섰다.

◇FDA 허가심사 착수 통보, 자문위원회 회의도 생략

에이치엘비는 17일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FDA로부터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허가심사 착수(Filing)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양곤 에이치엘비그룹 회장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엘레바가 지난 금요일 밤 10시30분에 FDA로부터 본심사에 착수한다는 통보를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발표했다.

리보세라닙은 암 형성에 관여하는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원리의 2세대 표적항암제다. 앞서 에이치엘비는 지난 5월 FDA에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당초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이번 허가심사는 일반심사 제도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FDA는 PDUFA에 따라 최종 허가 여부를 10개월 뒤인 내년 5월 16일 전까지 결정한다.

FDA는 기존 허가한 치료제가 없는 적응증인 경우 또는 기존 치료제론 환자에게 충분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치료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때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한다. 이를 활용하면 심사 기간을 4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진 회장은 "우선심사 제도로 심사받기 위해 대략 1400억원 수준인 바우처를 구입하는 방안도 있었다"면서도 "해당 비용을 마케팅에 쓰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FDA 본심사에 착수한 이후 항서제약은 제조설비실사(CMC)를 받아야 하는데 일반심사 제도로 허가가 진행되면서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고도 했다.

또 FDA가 자문위원회(AC) 회의를 생략한다고 통보했다는 게 에이치엘비 측의 설명이다. AC 회의는 신약허가 과정의 청문회로 불리는 외부 전문가 의견 청취제도다. 이로써 약 20억원의 경비를 아낄 수 있을 전망이다.

◇우월한 효능 및 새 치료 옵션, 허가 기대감 'UP'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품목허가를 받게 되면 국산 항암 신약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에이치엘비 측은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에서 대조군 대비 우월한 효능을 입증한 만큼, 품목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3개국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국가 임상 3상(CARES 310)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이 대조군인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보다 길게 나타났다. 리보세라닙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22.1개월은 간암 치료제 중 가장 긴 생존기간으로, 높은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신생 혈관 생성 억제 기전 경구용(먹는) 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받은 간세포암 1차 치료제가 없다는 점도 허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 인허가를 주도하는 정세호 엘레바 대표는 국내에선 드물게 NDA 관련 업무(리뷰어)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다케다에서 신약개발 업무, FDA에서 항암제 인허가 업무 등을 맡았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일부 항암제에서 발생하는 위장관 출혈이나 심각한 독성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고 지역(아시아·비아시아)이나 발병원인(바이러스성·비바이러스성)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군에서 효능을 입증했다"며 "이런 점에서 향후 Best-in-Class 항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매출 1조 블록버스터 목표…시장·적응증 확대도 추진

다음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미국 간암 치료제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에이치엘비 측은 피크세일 기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경구제인 리보세라닙이 기존 치료제보다 환자 편의성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은 로슈의 '티센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경우 두 약물이 모두 주사제다. 해당 요법의 연간 약가는 30만달러(약 4억원)에 달한다.

허가 후 빠른 판매를 위해 선제적으로 상업화 준비에도 나선 상황이다. 엘레바는 이미 뉴저지주에서 의약품 판매 면허를 취득했다.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면허를 받을 예정이다. 리보세라닙 상업화를 위한 미국 내 전담 영업 조직도 꾸렸다. 허가 이후엔 엘레바를 통해 보험 등재 절차를 진행하며, 직접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미국 외 해외 시장 및 적응증 확대도 지속해서 꾀한다는 목표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항서제약과 협력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리보세라닙 간암 2차 치료제와 위암 3차 치료제에 대해 NDA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항서제약에서 진행 중인 임상 가운데 좋은 결과가 도출된 적응증을 다국가 임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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