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은 지금]진양곤 회장의 또 다른 야심작 '리테일' 수익성은 과제③콤부차·파인다이닝 등 B2C 사업 강화…"국내 대표 애그리게이터 플랫폼 목표"
차지현 기자공개 2023-07-19 11:46:01
[편집자주]
에이치엘비가 종합 바이오사로 탈바꿈을 예고했다. 한국거래소 업종 변경을 마친 데 이어 물적분할로 기존 선박 사업 부문도 떼어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바이오 사업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정체성 재정립의 마지막 퍼즐은 '리보세라닙'이다. 10여 년에 걸친 노력 끝에 올해 간암 치료제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에이치엘비는 진정한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변화 행보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사업 외에 에이치엘비가 넘보는 분야가 있다. 리테일이다. 식음료와 화장품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데다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 업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주목했다.다만 내실 측면에선 고민이 많다. 리테일 사업의 핵심 축인 에이치엘비글로벌의 경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확장 DNA'를 보유한 인수합병(M&A) 공룡답게, 유통 업계 알짜 기업을 사들이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콤부차 앞세워 B2C 공략…올해 설립 HLB F&B도 눈길
에이치엘비는 에이치엘비글로벌을 중심으로 리테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는 에이치엘비생활건강(전 엘리샤코이), 식음료 전문 기업 프레시코, 펩타이드 기반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 에이치엘비사이언스(전 단디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종속기업으로 거느렸다. 프레시코는 아시아 최대 규모 콤부차 제조사 코아바이오를 자회사로 뒀다.
에이치엘비글로벌은 지난 2018년 그룹에 편입됐다. 에이치엘비와 직접적 지분관계는 없다. 다만 3월 말 기준 진양곤 회장이 지분 6.21%를 보유했다. 진 회장은 에이치엘비글로벌, 에이치엘비사이언스, 프레시코, 코아바이오의 사내이사로 올라 있다.
리테일 사업 가운데 식음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콤부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아임얼라이브'가 프레시코의 자체 브랜드다. 프레시코 콤부차 부문 매출은 2020년 43억원에서 지난해 97억원으로 2년 새 두 배 넘게 성장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거나 위해성 논란이 불거진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없는 건강 음료라는 점을 내세우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진 회장이 100% 출자해 설립한 컨설팅 기업 에포케를 통해서도 리테일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에포케가 75.19%를 보유한 에이치엘비네트웍스의 더리버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지난 3월 2일 에이치엘비에프앤비를 설립했다. 5월부터 베이커리 카페 '헤이', 와인바 '녹트', 파인 다이닝 '르다' 영업을 시작했다. 요트와 음식, 예술을 결합해 더리버를 한강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에이치엘비그룹은 바이오 업종 내 사업 다각화로 신약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그럼에도 바이오 사업은 내재한 특성상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오랜 기간 투입해야 한다. B2C로 영역을 확장해 바이오 사업을 지탱할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B2C 사업으로 소비자 접점이 늘면 그룹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
◇3년 연속 적자…고성장 플랫폼 인수, '퀀텀점프' 노린다
다만 리테일 사업은 아직 기대만큼 성과를 내진 못하는 상황이다. 에이치엘비글로벌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46억원, 영업적자 147억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3월 말 기준 결손금은 1060억원에 이른다. 별도 기준으론 2018년 그룹 편입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세부적인 매출 구조를 보면 △골재 생산·판매 부문이 27.15% △화장품 부문이 12.78% △식음료 부문이 60.07%를 차지한다. 모두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은 81%에 달했다. 원재료 매입 비용으로만 209억원을 썼다.
리테일 사업 역시 M&A 전략을 활용해 체질개선을 꾀한다. 지난 1월 지분 100%를 인수한 티아이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이다. 에이치엘비글로벌은 지난해 12월 티아이코퍼레이션 전체 지분 1000주를 25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일부로 티아이코퍼레이션을 흡수합병한 뒤 에이치엘비글로벌의 미디어커머스 사업부로 재편했다.
티아이코퍼레이션은 빅테이터 분석으로 소비자 니즈가 높은 신제품을 개발 후 자사몰을 통해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이다. 남성 향수 '조마드', 전기근육자극 (EMS) 마사지기 '셀프리쉬', 영유아 방문미술 교육 브랜드 '파파덕' 등을 자사 온라인몰에 론칭하며 3년간 연평균 5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2억원과 41억원이었다.
에이치엘비글로벌 내 주력 제품을 티아이코퍼레이션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디어커머스 사업부를 국내 대표 애그리게이터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애그리게이터는 단순히 판매를 대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브랜드를 발굴하고 인수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플랫폼 기업을 말한다. 기존 식음료나 화장품 사업 외 상품 라인업은 물론,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그룹이 가장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업가치는 생존"이라며 "신약사업에만 총력을 집중할 경우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기에 사업 다변화로 안전망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 또한 이같은 기업 철학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며 "티아이코퍼레이션이 창립 이래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뤄왔고 올해 콤부차 사업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올해 에이치엘비글로벌의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