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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사 미국사업 삼(三)층분석]삼성디플, 미국 OLED 공급으로 탈바꿈한 해외 매출 구조②2017년 전후 중국 비중 줄어, 특허 분쟁 대비·XR 기업 인수 등 긴 호흡 미주 투자

이민우 기자공개 2023-07-24 11:27:15

[편집자주]

미국은 글로벌 테크 산업을 좌우하는 중요 국가 중 하나다.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과 첨단 기술 투자 집중으로 한번 더 강조되는 모양새다. 국내 테크 기업도 대응해 미주 사업 점검과 확대에 나섰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의 면면을 사업 배경과 투자 현황, 미래 경쟁력 3가지 키워드로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몇 년 사이 해외매출 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중심 사업을 진행했을 때는 중국 비중이 컸다. 하지만 이젠 미국 매출이 중국 대비 4배에 가까운 규모로 성장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해 고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납품으로 큰 수익을 거두고 있어서다.

미국 사업이 순조롭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경쟁력 강화를 모색 중이다. 2013년 미국에 전문 법인을 세워 특허 분쟁에 대비한 선견지명을 이어갔다. 올해 웃돈을 주며 일찌감치 증강현실(XR) 디스플레이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높은 점유율을 가진 아이폰 공급망에 더해 미국 빅테크 관심을 받는 XR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애플 아이폰 공급망 진입, OLED 수주력·미국 매출 껑충

2010년대 초중반 삼성디스플레이 해외 주요 매출 지역은 중국이었다. LCD 패널 위주로 수주 고객이 형성됐던 만큼 다수 IT 기업을 보유한 중국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 중국 지역 매출은 상당수 8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단일 시장으로 10조원 매출을 쓰기도 했다. 이는 같은 해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38%에 달하는 비중이다.

중국과 LC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 30년 가까이 꾸준한 매출을 가져준 사업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전후로 보조금을 업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패널 단가 하락 등을 겪었다. LCD 사업성이 훼손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미국 시장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주 증가는 그 해법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애플과 OLED 납품 계약을 맺었다. 애플과 아이폰은 삼성디스플레이 실적과 해외 매출 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2017년부터 미국 지역 매출이 9조원으로 뛰어 중국과 비슷해졌다. 이후로는 줄곧 미국 지역 매출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 중국 지역을 압도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지역 매출이 17조원을 넘긴 가운데 중국은 4조원에 그쳤다.

◇미국 특허 전문 법인으로 분쟁 방어, XR 기술 기업 투자도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13년 인텔렉츄얼 키스톤 테크놀로지 유한책임회사(Intellectual Keystone Technology LLC, 이하 IKT)로 미국 지역에 투자했던 바 있다. 워싱턴DC에 설립된 IKT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77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 받았다. IKT의 역할은 OLED 등 중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인수하는 전진기지였다.

IKT는 설립 직후 세이코 엡손의 특허 등을 인수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했다. 특허 경쟁력은 OLED 같은 신기술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R&D 역량은 물론 차후 특허 소송 리스크 대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 간 OLED 특허 분쟁이 다수 발생한 것을 생각하면 IKT 설립은 적절한 시점에 이뤄진 투자였던 셈이다.

IKT 홈페이지 갈무리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글로벌 IT 산업 특허의 중심지로 미국 특허는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분류된다”며 “경쟁 기업 간 소송도 잦고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 전문 회사의 활동도 활발해 자칫하면 로열티나 배상금으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기술 기업 인수에도 손을 뻗고 있다. 지난 5월 29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디스플레이 업체 이매진을 인수했다. 이매진은 증강현실(XR) 기기에 적합한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dPd는 섀도마스크(FMM) 없이 유기박막 등을 이용해 RGB 화소 패턴을 만든다. 기존 기술로는 어려웠던 2000 PPI 이상의 고밀집 마이크로 OLED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매진은 총자산이 1000억원 정도다. 자산 가치 대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상당한 웃돈을 주고 인수한 셈이다. dPd 기술과 차세대 XR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의지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굳건한 아이폰 OLED 공급 경쟁력, 모기업 삼성전자 XR 수혜 볼까

최근 BOE 등 중국 기업이 애플 아이폰 OLED 공급망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굳건할 것으로 기대된다. BOE가 애플 아이폰 공급 기준을 만족할 정도의 양산 수준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성능 문제가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양산 승인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BOE의 상반기 아이폰15 OLED 초도 물량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폰 15 OLED 납품 물량은 1억대를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예측 납품 물량인 3000만~5000만대의 2~3배 이상이다.

애플 아이폰 14 시리즈

특히 올해 아이폰15 시리즈 판매는 팬데믹에 눌렸던 대기수요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흥행으로 패널 출하가 기존 예상보다 더 늘면 삼성디스플레이 미국 지역 매출의 큰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시점인 9월부터 12월까지 예상되는 판매대수는 약 6500만대에 이른다. 전작인 아이폰14 대비 10% 이상 많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XR 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점도 삼성디스플레이 미국 사업엔 호조다. 현재 애플과 메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은 앞다퉈 XR 기기 경쟁에 돌입 중이다. 특히 이중 구글은 퀄컴 그리고 삼성디스플레이 모기업인 삼성전자 손을 잡았다. 추후 삼성전자 등 3사 합작으로 발매되는 XR 기기 또는 구글 제품에 OLED 납품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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