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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봄바람 부는 크립토 B2B]김민수 KDAC 대표 "스테이블코인 주목, 도전 준비 중"일본 3대 메가뱅크 JV 협업, 내부 개념증명 테스트 고려

이민우 기자공개 2025-03-04 10:54:19

[편집자주]

크립토윈터 종식과 비트코인의 전략 자산화, 금융 당국의 법인 실명계좌 허용 분위기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정책 미비, 그림자 규제에 막혀 그동안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었던 크립토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성장 환경을 맞이할 분야로는 법인의 투자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와 컴플라이언스 및 트래블룰 솔루션 기업 등이 꼽힌다. 움츠린 시간을 지나 기지개를 펼 국내 크립토 기업의 장래성과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인 가상자산 실명계좌 허용은 시중은행의 역할을 키울 겁니다. 스테이블코인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전문적인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달 20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김민수 대표를 만났다. 앞선 일정을 바쁘게 마치고 온 그였지만 모처럼의 가상자산 불장과 국내 규제 완화기를 만난 그의 얼굴에서는 피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규제 완화에 대한 시각과 가상자산 수탁업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술전략가에서 지금의 가상자산 업계 리더 중 한 명으로 자리하는데 영향을 준 배경과 가상자산의 금융 혁신에 대한 믿음도 들어보는 자리가 됐다.

◇"가상자산 수탁기업,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내 역할 분명 존재"

KDAC은 올해 2월 주주사 페어스퀘어랩 그리고 일본 국적 프로그매트와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제 송금과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동맹이다. 프로그매트는 일본 3대 메가뱅크 △미쓰비시 △미즈호 △스미토모-미쓰이 금융그룹이 만든 합작법인(JV)이다. 프로젝트 팍스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송수신 인프라 사업을 진행한다.

KDAC의 프로그매트 협업 배경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글로벌 관심 상승과 향후 구축될 인프라에서 주어질 가상자산 수탁사 역할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한 국가 가상자산 생태계 활성화 등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일본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무역대금의 10%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된다는 분석결과도 있고 테더(USDT) 같은 경우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역외 외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두고 통화 주권에 관계된 만큼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게서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테더 같은 경우는 국내 기업 입장에선 외환거래법 위반의 애매모호함도 있고 환차손 문제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잘 선호되지 않는다”며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확립되면 STO 거래나 거래소의 비트코인 페어 같이 여러 측면에 활용되고 금융 관점도 변화시켜 많은 영역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인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프로젝트를 위해선 금융당국에서 관련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주는 것이 전제된다. 다만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김 대표와 KDAC은 무조건 손을 놓고 있진 않을 생각이다. 개념증명(PoC)을 활용해 실환경에선 불가능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시스템, 기술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해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정부도 은행도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가진 상황이다. 결국 앞으로 만들어질 표준 인프라에선 분명히 수탁사 역할이 필요해진다”며 “KDAC은 국내 5대 시중은행 중 2곳을 주주로 뒀다. 앞선 스테이블코인 확산 맥락 속에서 여러 의미있는 도전을 해보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블록체인발 금융 혁신에 매료된 기술전문가, "올해가 변혁 원년"

김 대표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 수탁 기업의 대표로 활동하지만 원래 금융권이나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몸담았던 인물은 아니다. 기존 전문분야는 기술 전략 투자나 신기술 서칭이다. KDAC 합류 전까지 11번가와 SK플래닛, KT알파와 IBM 같은 국내외 유수 기업에서 기술전략 리더로 활약했다.

김 대표는 “기술 전략 업무를 맡았을 때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다. 흥미롭게 느꼈지만 관심 정도에 그쳤다. 이미 기존 기술들이 있어 크게 필요치 않다고 봤다”며 “하지만 김준홍 페어스퀘어랩 대표 같은 사람과 교류해보니 다른 영역은 몰라도 금융에선 블록체인을 쓰는게 정답이란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시스템의 신뢰는 상호가 아닌 국가 같은 상위기관에 대한 믿음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이런 구조에서 비롯되는 비효율이나 복잡도가 상당하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전산 인프라가 잘 구축돼 못 느끼지만 국제송금만 해도 여러 글로벌 은행을 거치는 방식이라 도중에 잘못되면 돈이 묶여 찾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해외송금 방식과 달리 블록체인, 가상자산을 활용하면 해외송금에서의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각국의 통화에 페깅된 스테이블코인을 교환해 현금화하면 되기 때문이다. 거래에 필요한 신뢰성은 분산원장 기반 프로토콜로 온체인에 기록된 내역으로 대체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은 금융과 기술을 가장 잘 만나게 한 지점이고 시간이 좀 걸려도 결국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며 “그간 루나나 델리오 사태 등이 터지면서 제법 많이 기다리긴 했지만 올해가 결국 이런 진도와 시장을 바꾸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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