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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중기 생태계 점검]아이티센, 중견 IT 기업서 '제3의 금융사' 도약 포부①2018년 한국금거래소 인수로 기반 마련…STO 시장 2030년 '6000조' 성장 예상

서하나 기자공개 2023-07-24 07:58:55

[편집자주]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의 제도권 편입과 함께 증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조명을 받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로 무장한 중소·중견기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더벨은 신규 시장 선점을 위해 협업에 나선 중소기업의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잘게 쪼개 지분을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이 움트면서 부동산, 미술작품, 음원, 채권 등 실물자산이 속속 거래 대상으로 편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옥석 가리기'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티센그룹(이하 아이티센)은 자회사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의 '금' 거래를 통해 ST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금은 안전자산이면서 거래가 용이해 차별화된 STO 거래 대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 샤리프, 임페리얼 홀딩 등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사업 확대의 기반도 마련했다.

◇강진모 회장 주도로 2018년 금거래소 인수…STO 플랫폼 기반

아이티센은 산하에 IT 부문, 신사업으로 각각 계열사 9곳, 2곳을 두고 있는 중견 IT 서비스 기업이다. 2005년 5월 IBM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출발해 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다년간 IT 시스템 구축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2조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아이티센은 2~3년 전부터 빠르게 전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강진모 회장의 전망 아래 일찌감치 STO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2018년 8월 그룹 차원에서 한국금거래소를 약 76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현재의 디지털 금 거래 플랫폼 서비스의 기반이 됐다.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은 그룹 STO 사업을 이끄는 중심축이자 아이티센의 신사업 수행의 주축이다. 금, 은, 플래티넘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기반 거래 서비스인 '센골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은 한국금거래소를 인수할 당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모두가 투자할 수 있고 기존 시장과는 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했다. 안정자산이자 투자 매력도가 큰 금이나 은의 투자 허들을 낮추기 위해 '현물 교환권'을 매매·교환하는 방법을 찾았다. 고심의 결과물은 현재의 디지털 금 거래 플랫폼 서비스인 '센골드' 플랫폼이 됐다.

센골드 고객들은 만분의 1그램 단위로 부담없이 e금, e은, e플래티넘 교환권을 매매해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은 신설법인이지만 오래된 기업인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을 통해 공신력을 갖출 수 있고 언제든지 금이나 은 등 실물자산으로 교환을 담보받을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포인트다.

◇"제3의 주식시장에서 신흥장자 자리매김할 것"

아이티센은 제3의 주식시장에서 신흥 강자이자 메인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유가증권과 장외거래 시장을 각각 제1,2의 주식시장이라고 봤을 때 STO 거래 시장이 앞으로 제3의 주식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센골드는 아이티센이 가상자산 전문은행인 '크립토뱅크'로 가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이티센은 지난달 알 샤리프, 임페리얼 홀딩 등 사우디 기업과 STO 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기반 가스, 전기, 광산, 부동산 등 사업을 하고 있는 이들이 보유한 자산 및 인프라에 대한 토큰화를 위해 아이티센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아이티센은 사우디 부동산과 부동산 개발 사업의 토큰화를 위한 상품소싱을 지원받아 토큰증권의 발행과 국내 유통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또 사우디 내 STO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내 파일럿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두바이 금 시장이 유명하다는 점, 사우디에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도 추가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포인트다.

아이티센이 최대주주로 있는 크레더와 시너지도 예상된다. 아이티센은 블록체인 전문 기술기업인 비피엠지(BPMG)와 함께 골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만드는 크레더를 설립했다. 크레더는 실물 금의 소유권이 1대1로 매칭된 NFT를 발행한다.

투자자들이 NFT를 활용하면 센골드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고 크레더 디지털 자산 플랫폼에선 RWA토큰의 일종인 GPC(Gold-pegged Coin)로 전환할 수 있다. 금을 간편하게 거래하고 쉽게 유동화할 수 있는 데다 금의 가치를 고정한 토큰을 활용해 이자 수익을 올리거나 다른 가상자산의 대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STO 시장의 규모가 2030년 약 6000조원(5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디지털자산법, 가상자산법 등 STO 개정법안이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분산원장 기술을 증권 전자등록에 활용할 수 있고, 발행 증권을 직접 전자등록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과 장외거래중개업자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IT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서 STO 주요 플레이어로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TO는 ICO보다 절차가 까다로워 수준 낮은 프로젝트를 걸러낼 수 있고,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과 연동돼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아이티센도 이런 개정 흐름에 맞춰 잠재력 큰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같이 뛰겠다는 포부다. 만일 규제 샌드박스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거래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 아래 신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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