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중기 생태계 점검]세종텔레콤, '부동산 펀드' 조각투자 선점 노린다①중기부 샌드박스 선정 후 부산서 실증 추진, 2호 투자 건물 하반기 공개 목표
정유현 기자공개 2023-07-19 08:01:01
[편집자주]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의 제도권 편입과 함께 증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조명을 받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로 무장한 중소·중견기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더벨은 신규 시장 선점을 위해 협업에 나선 중소기업의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세종텔레콤은 신기술의 모래상자(규제 샌드박스) 속에서 부동산 투자의 진입장벽을 허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수익증권(펀드)을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로 토큰화한 방식으로 증권형토큰(STO) 플랫폼 ‘비브릭(BBRIC)’을 구축해 고도화 시키고 있다. 특정 층의 전유물이었던 부동산 투자를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고자 한다.특히 부동산 수익증권을 쪼개서 토큰화한 STO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이른바 '프리 STO’ 단계의 실증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을 바탕으로 일단 시장 선도자로서의 깃발은 먼저 꼽은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고도화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통해 신뢰도를 쌓아 현재의 지위를 공고히 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0년 ‘부산 블록체인 규제 자유특구 사업’ 2개 사업권 획득
세종텔레콤은 암호화폐가 주목받기 시작한 2018년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핵심 인력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메인넷도 구축하고 발전 시켰지만 수익화 하는 방법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고도화 시키는 과정에서 서비스기획, 실행 능력까지 갖춘 것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왔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샌드박스 사업인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사업’에서 ‘부동산’과 ‘의료’ 부문의 2개 사업권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블록체인 기술 응용산업과 관련 규제특례 및 실증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세종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집합 투자 및 수익 배분 서비스’라는 사업명으로 서비스에 돌입했다. 2021년 블록체인 기반 집합투자 및 수익배분을 위한 비브릭 플랫폼을 선보였다. 부동산 수익증권을 쪼개서 토큰화한 STO 형태의 서비스를 오픈한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플랫폼을 만들었다. 세종텔레콤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자회사인 비브릭(B-Brick)과 이지스자산운용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익증권을 쪼개서 토큰화한 STO 형태의 서비스는 자본시장 법 상 금지된 사안이다. 세종텔레콤의 비브릭이 가능한 것은 규제 자유특구 사업자로서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토큰화 된 수익증권이 증권으로 인정을 받을 경우 집합투자업자만이 발행이 가능하다.
세종텔레콤은 규제 샌드박스 신청 시 집합투자업자로 특례를 받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증권을 최초로 발행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증권시장에 상장해야 하는 의무를 면제받았다. 실증특례기간 동안 한시적 예외를 허용받아 부동산 펀드 조각투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도 높이고 앱 통해 편리한 거래, 2호 건물 전국서 물색
비브릭은 부동산 운용 수익에 대한 권리를 갖는 수익증권을 플랫폼 상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이 수익증권을 투자자끼리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어 유동화가 쉬운 편이다. 거래 내역 등은 블록체인 위에 기록돼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거래 방식도 쉽다. 기존 부동산 펀드는 은행, 증권사 등 고객 창구에서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판매가 됐다면 휴대폰 앱을 통해 누구나 정보를 취득하고 매매가 가능하다. 투자에 참여하고 싶으면 비브릭 회원 가입 후 부산은행 계좌가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다. 시중은행에서 금융 상품을 가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자 성향 분석 테스트 등도 거친다.
빌딩(부동산펀드) 수익증권 1개 단위는 서비스 내에서 브릭(BRIC)으로 불리며 1브릭은 1000원에 해당된다. 최소 투자 단위는 10브릭인 1만원부터이며 일반 투자자는 최대 2000만원, 소득적격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가 허용된다.
세종텔레콤은 블록체인을 통해 투자자 보호장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과정을 거친 후 지난해 4월 첫 투자 건물을 공개했다. 부산광역시 동구 소재의 옛 초량MDM 타워가 주인공이다. 부산역 근처에 삼성생명이 임차하고 있는 건물이다. 당시 초량MDM타워를 대상으로 디지털수익증권 브릭 1700만좌를 발행했고 투자 목표액 100%를 달성하며 공모를 마쳤다. 지난해 7월 분배금, 올해 1월 배당도 지급했다.
지난해 부산 지역의 사업이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실증 특례 기간이 2년 더 연장됐다. 세종텔레콤도 비브릭 사업을 2024년 말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물건 제한 역시 해제 돼 전국 단위의 부동산을 대상으로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조만간 2호 건물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브릭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은 “부동산을 부산에 한정하지 않고 전국으로 물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올해만 110개의 건물을 검토했다”며 “최근 금리 상승 기조와 코로나19 이후 공실률이 높아진 상황 등을 고려해 수익을 낼 수 있는 2호 건물을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 내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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