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지금]유동성 확보 방안 점검하는 한진②영업현금 이상 투자 소요, 자산 유동화로 재무융통성 확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3-07-27 07:19:41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3: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은 절대적인 차입 규모가 과중한 상태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2025년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1조1000억원 규모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현금창출력 이상의 투자계획을 수립하면서 유동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차입 규모를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자산 유동화를 동원해 투자금을 만들어 가고 있다.한진은 지난 1월 이사회에 올해 '유동성 확보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보고 안건으로 올렸다. 1년 치 사업 계획을 가결하면서 현금 확보 방안도 논의했다. 2022년말 레고랜드발 자금 시장 경색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사들의 요청에 따른 안건이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당시 한진 사내이사진은 노삼석 대표이사(사장), 신영환 지원본부장(전무), 주성균 경영기획실장 겸 재무 총괄(전무)이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주 전무가 빠지고 조현민 마케팅 총괄 겸 디지털 플랫폼사업 총괄(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진은 지난해 6월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며 2025년까지 총 1조1000억원 규모 투자계획을 세웠다. 연간 예상 투자금액은 3667억원으로 지난해 한진의 연결 기준(이하 동일) 영업활동현금흐름(1824억원)을 웃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1449억원)을 소진해도 소화하기 힘든 투자액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025년까지 예상 투자액은 총 7523억원이다. 현재 진행 중인 투자 건에 1193억원, 공급능력 확대와 운송 서비스 품질 향상에 추가로 투입할 투자액이 6330억원이다. 2025년 경영 목표인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다. 지난해 매출은 2조8494억원, 영업이익은 1145억원을 기록했다.
주 전무는 차입과 자산 유동화를 병행해 투자 소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한진은 단기적으로 차입 규모를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조15억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72.02%, 48.16%다. 차입 만기를 장기로 분산해 둬 당장 상환(차환)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단기성차입금은 5957억원, 장기성차입금은 1조4058억원이다.
이자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차입금 증가 속도를 통제하는 재무 전략을 펴야 한다. 지난해까지 1배 이상이던 이자보상배율은 올 1분기 0.86배로 떨어졌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235억원인데,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275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은 보유 자산을 활용해 재무융통성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유형자산(택배센터·물류터미널·하역부지 등), 관계기업·공동기업 투자 지분, 공정가치금융자산 등은 총 1조9657억원(장부가 기준)이다. 한진의 총자산(4조1563억원) 중 47.3%를 차지한다.
신용평가사들도 한진이 부동산과 상장 주식 등을 매각해 투자금 소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보유 자산 활용에 제약 요인이 있다. 지난 1분기 말 한진이 금융기관 등에 제공한 담보자산은 1조4497억원(총자산 중 34.88%) 규모다. 여기에 핵심 자산을 제외해 자산유동화 후보군을 추려야 한다. 한진은 2020~2021년 부산 범일동 부지 매각(3067억원), 강남 택배부지 매각(125억원) 등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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