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불안해진 'BBB급' 건설사, '정책지원 프로그램' 잇단 조달'QIB·P-CBO' 활용, 새마을금고 PF 사태·GS건설 리스크 등 부각
이정완 기자공개 2023-07-28 07:11:12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4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도 BBB급 건설사가 정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조달에 한창이다. 한신공영과 계룡건설산업이 적격기관투자자(QIB) 채권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제도적 도움을 받아 자금을 확보했다.이같은 기조는 연초부터 지속된 건설채 투자수요 부진과도 관련이 깊다. 공모채 발행에 나선 중견 건설사가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경험한 탓에 사모 시장으로 선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 중견 건설사 3곳, 사모 형태 발행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최근 5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 중 400억원은 적격기관투자자(QIB) 채권으로 찍었다. 만기는 2년이다.
QIB 채권은 외국기업이나 국내 중소기업이 연기금, 공제회, 금융회사 등 금융투자협회가 정한 적격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크레딧물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급보증을 제공한다. 이 덕에 신용등급을 ‘AAA, 안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이자율은 연 4.781%다.
나머지 100억원은 일반적인 사모채 시장에서 투자자를 찾았다. 이 역시 QIB채권처럼 만기 2년이었는데 이자율은 연 8%로 높았다. 두 채권 모두 KB증권이 발행을 주관했다.

비슷한 시기 회사채를 찍은 중견 건설사가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P-CBO를 활용해 70억원을 마련했다. 만기는 2025년 7월까지고 이자율은 연 4.948%로 정해졌다. 계룡건설산업도 한신공영처럼 BBB급 건설사인데 P-CBO 덕에 4%대로 조달에 성공했다.
P-CBO 역시 QIB 채권과 성격이 유사하다.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이 신용보증기금 등의 지원을 받아 발행하는 일종의 증권이다. QIB 채권과 P-CBO 모두 신용보강을 받는 만큼 발행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
계룡건설산업은 이번이 올해 들어 두 번째 P-CBO 발행이다. 지난달 말에도 마찬가지로 2년 만기로 70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이자율은 연 5.040%였다. 이번에도 지난번과 유사한 금리 조건으로 조달을 마친 셈이다.
이밖에 이달 초에는 HL디앤아이한라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내년 11월을 만기로 42억원 어치 사모채를 찍었다. HL디앤아이는 올해 3월 300억원 규모 P-CBO를 발행한 뒤 매달 사모채를 발행하고 있다.
◇부동산 연관 업종 '수요예측' 부진
BBB급 건설사가 사모채 발행을 택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공모 시장보다 자금 모집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500억원을 확보한 한신공영은 올해 2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500억원 모집에 50억원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산업은행의 회사채 매입 지원을 받아 조달엔 문제가 없었지만 위축된 건설채 투심이 확인됐다.
한신공영의 경우 이후 신용평가사의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돼 공모채 발행에 더욱 부담이 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등급을 한 노치(Notch)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하향시켰다.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디벨로퍼 사업으로 인해 재무 부담이 커진 것이 등급에 반영됐다.
이달 초 사모채를 택한 HL디앤아이한라도 2월 1년물 공모채로 단기 투자 수요를 모아보려 했으나 500억원 모집에 140억원 주문이 들어왔다. HL디앤아이한라는 ‘BBB+,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다.
크레딧업계에서 건설채는 미분양과 공사 원가 상승으로 인해 우려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된 기준금리 상승과 원자재가 인상 탓에 사업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수가 7만호를 넘는 상황에 주요 건자재인 시멘트 가격 상승세도 꺾이지 않았다.
특히나 최근 들어 발생한 악재도 있었다. 새마을금고 PF 부실 사태는 하반기 변수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됐다. 일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한 금고가 나타나면서 지난달 말 연체율이 6%를 넘어섰다. 이달 초 GS건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재시공 발표 후 건설업 자체에 대한 리스크를 높게 보는 시선도 나타났다.
IB업계 관계자는 "지속된 건설업 불황에 설상가상으로 새마을금고 PF 연체 사태와 GS건설 사고 등이 겹치며 중견 건설사의 자금 모집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책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금리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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