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데이터센터 키워드는 '안정성·친환경' 올해 말 준공, 내년 1월 운영 시작…규모 커지고 예산도 늘어 "천재지변에도 안전"
이지혜 기자공개 2023-07-31 15:01:4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6: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의 완공일이 다가오고 있다. 카카오가 안산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상징성이 무척 크다. 임대 데이터센터를 늘리는 글로벌 동향과 달리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서비스 안정성을 높여서 ‘국민 메신저’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고 있다.카카오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크게, 더 많은 돈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짓는 이유다. 카카오는 지진이나 홍수, 심지어 전쟁이 발발해도 가동할 수 있을 만큼 데이터센터를 튼튼하게 짓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2040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걸맞게 데이터센터에 친환경 설비를 갖추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 첫 데이터센터 키워드는 ‘더 크게, 더 많이, 더 안전하게’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첫 데이터센터 준공이 불과 다섯달 앞으로 다가왔다. 카카오는 올 연말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 내년 1월부터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추기로 계획한 것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비스 트래픽 확대와 클라우드 사업 확장 등을 예상한 카카오는 2018년부터 데이터센터 건설을 결정하고 부지 모색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2년 뒤인 2020년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캠퍼스 부지를 점찍었다고 공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사업비를 4000억원으로 계획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부지도 약 1만8383㎡(약 5561평) 규모로 잡고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의 안산 데이터센터는 훨씬 큰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연면적 4만7379㎡, 1만4353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계획의 세 배에 가깝다. 전산동만 3만㎡에 가깝고 운영동이 1만7382㎡에 이른다.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 규모로 모두 4000여개의 랙을 갖출 수 있다. 이른바 '하이퍼 스케일'의 데이터센터다.
이 때문에 사업비도 더 들었다. 당초 카카오는 사업비 예산으로 4000억원을 잡았지만 지금 데이터센터에 들인 돈은 46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네이버의 각 춘천보다 연면적이 1000㎡ 가까이 더 넓고 초반에 들이는 비용도 더 많다. 네이버는 2011년 각 춘천 건설에 착수한 이래 2017년 남관을 열 때까지 2600억원을 썼다.
무엇보다 카카오가 공을 들인 부분은 안정성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임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각종 보상 문제 등으로 고전했다. 당시 카카오는 반면교사로 삼아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 내 인프라 전문가로 꼽히는 고우찬 부사장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본사로 복귀시키고 '실' 단위였던 인프라조직을 '부문'으로 격상시켰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부문장은 지난해 말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 2022'에서 “침수, 해일, 강풍, 지진 등 극단적인 재난 재해에 대한 대비책도 완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데이터센터를 24시간 무중단 운영할 수 있도록 전력과 냉방, 통신의 이중화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무정전 전원장치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해 배터리실에서 불이 나도 나머지 시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지었다.
이밖에 화재감지 센서와 개별 소화 장치 설계, 소화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화재를 조기진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산 데이터센터,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의 핵심될까
“2024년 1월부터 자체적으로 준공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이렇게 썼다. 안산 데이터센터는 카카오의 서비스 안정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ESG경영의 상징물이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를 놓고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실상 데이터센터가 친환경적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사용하는 전력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네이버도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소모되는 전력량이 네이버그룹을 통틀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끊임없이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애쓰는 이유다.
이에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에 우수와 중수, 폐열을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한다. 이로써 PUE(Power Usage Effectiveness)가 1.3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평균은 물론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도 뛰어난 수준이다. PUE는 1에 가까울수록 새어나가는 전력이 적어 효율이 좋다는 의미가 되는데 국내 데이터센터 PUE 평균은 2.3, 글로벌 평균은 1.8이다.
카카오는 안산데이터센터가 기존의 임대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탄소배출량을 15%가량, 연간 전력 사용량을 약 30GWh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는 에너지 비용 3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현재 에너지효율등급 예비인증서 1등급, 녹색건축 예비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는 카카오 공동체의 ESG경영 전략에도 부합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넷제로 달성 목표를 수립했다”며 "기술과 사람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미션을 좀 더 구체화하는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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