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커버리지 지도]조달환경 악화 롯데그룹, '우군' 1순위 KB증권높아진 재무부담, 계열사 신용등급 연쇄 강등…어려움 속에 공고해진 파트너십
안준호 기자공개 2023-08-04 07:05:3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2023년 상반기 공모 회사채 발행으로만 3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근래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낸 가운데 오랜 파트너인 KB증권이 인수 비중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롯데그룹 인수 순위가 상승세인 삼성증권은 2위에 올랐다.반면 한국투자증권의 비중은 예년만 못했다. 2022년 상반기와 순위는 동일하지만 2위 삼성증권과의 격차가 상당한 수준으로 벌어졌다. 마찬가지로 DCM 역량이 뛰어난 NH투자증권이 5순위 밖을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상반기 3조 이상 조달한 롯데그룹, KB증권이 '우군' 역할
롯데그룹은 전통적으로 회사채 조달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 초기 몇 년 동안은 재계 그룹사 가운데 발행 순위가 10위권 안팎에 머물렀다. 본격적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은 것은 2016년 무렵이다. 2016년 6월까지 1조2800억원을 발행하며 상반기 기준 SK그룹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부터는 꾸준히 발행 규모를 유지하며 ‘빅 이슈어’로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해마다 3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2022년에는 한 해 3조6820억원을 조달하며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를 찍었다.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발행 규모가 3조1330억원에 달한다. 하반기 상황에 따라서는 예년보다 회사채를 통한 조달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부쩍 늘어난 회사채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한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5810억원을 인수해 18.54%의 비중을 차지했다. 롯데건설, 롯데리츠, 롯데제과, 롯데지주 등 그룹사의 모든 발행에 이름을 올렸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인한 재무 부담, 그룹사의 신용등급 줄하향 등으로 발행 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 ‘우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른팔’이 KB증권이라면 ‘왼팔’은 삼성증권이었다. KB증권의 뒤를 이어 4560억원(14.55%)의 물량을 담당했다. 삼성증권은 2022년 연간 인수 하우스 1위를 차지했던 것에 이어 올해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상위 3순위에 꼽혔다. 상반기 롯데 그룹 계열사 12곳의 발행에 참여했다.
◇예년만 못했던 한국증권…2위 삼성과 격차 벌어져
최근 롯데그룹 인수 비중이 늘어났던 한국증권은 성적이 예년만 못하다.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인수 비중이 감소했다. 한국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지 3630억원을 인수해 11.59%의 비중을 기록했다. 2위 삼성증권과의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0.54%포인트에서 2.96%포인트로 커졌다.
키움증권은 한국증권과 동일한 인수 물량을 책임지며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2022년 상반기 인수 비중 6위에서 올해 3위로 도약했다. 인수 규모가 1910억원에서 363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늘 상위권에 위치했던 NH투자증권은 인수 물량 증가에도 전체 비중이 감소하며 4위에서 6위로 순위가 하락했따.
인수 물량 자체가 줄어든 하우스도 있다. 2022년 상반기 1230억원을 책임지며 7위에 꼽혔던 DB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410억원 인수에 그쳤다. 인수 물량이 급감하며 순위 역시 11위로 대폭 하락했다. 이외에도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중형 하우스들 대부분이 인수 물량이 감소했다.
한편 그룹사 딜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한국산업은행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산은은 연초 이뤄진 롯데건설 회사채 발행에 인수단으로 섭외됐다. 책임진 물량은 총 1000억원이다. 유독 어려웠던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의 조달 환경을 보여주는 사례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GS그룹, 신세계그룹, CJ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3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3년 1월부터 2023년 6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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