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기술을 움직이는 사람들]OLED 고도화 LG디스플레이, 중심에 선 윤수영 CTO구광모 회장 점찍은 플렉시블 연구…고부가 OLED 정조준
김동현 기자공개 2023-08-09 08:12:08
[편집자주]
전자·통신·화학 등을 주력으로 하던 LG그룹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정리하고 자동차 전장, 이차전지 등 공들여 키워온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그룹 포트폴리오의 무게추가 옮겨갔다. 여기에 신사업 분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을 꼽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이어졌기에 가능했다. 더벨이 LG그룹의 R&D와 기술투자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 후 첫 공식행보로 그룹 연구개발(R&D)의 심장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았다. 새 시대를 맞은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차량용 전장부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인공지능(AI) 등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서였다.당시 구 회장 옆에는 계열사 R&D 경영진이 동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투명 플렉시블(Flexible) OLED' 기술을 소개한 인물이 현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윤수영 부사장이다.
윤 부사장은 과거 팀장 시절부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이끈 주요 인물 중 한명이다. 현재진행형인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 전환 작업 속에서 윤 부사장은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며 OLED 및 P(플라스틱)-OLED 등의 선행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부터 차세대 OLED까지 핵심 연구개발 이끌어
1966년생인 윤 부사장은 한양대 물리학 학사·석사·박사를 마치고 경희대에서 박사후 연구원까지 거친 뒤 2002년 LG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지난해 입사 20년을 채울 때까지 LG디스플레이에서 줄곧 디스플레이 연구담당으로 재직하며 회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맡았다.
그는 2012년 말 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임원(상무) 타이틀을 달았는데 직전까지 속해있던 조직이 바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팀이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화면을 반으로 접거나 펴는 게 가능한 디스플레이로 IT제품뿐 아니라 전장 제품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시장에 치고들어올 때 LG디스플레이는 투명 플렉시블 OLED 개발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며 압도적 기술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0년대 초반 OLED 전환을 준비하던 시기 윤 부사장은 OLED연구담당(상무)을 맡아 성능 향상 및 원가혁신을 추진하며 투명 OLED, 롤러블 OLED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차세대 OLED 개발을 주도했다.
2019년 LG디스플레이 연구소가 기반기술연구소와 디스플레이연구소로 재편되며 당시 연구소장(전무)이던 윤 부사장은 디스플레이연구소장을 맡게 됐다. 기반기술연구소가 미래 선행기술에 집중한다면 디스플레이연구소는 차세대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에 초점을 둔 조직이다.
이후 윤 부사장은 2020년 말 인사에서 CTO로 낙점받으며 LG디스플레이의 차세대 기술개발의 전면에 서게 됐다. 기술적 뿌리를 LCD에 두고 있던 LG디스플레이가 전면적인 OLED로의 사업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R&D의 무게중심 추를 옮긴 셈이다.
◇인력·조직 개편, 고부가 OLED 정조준
LG디스플레이는 2년 전인 2021년 8월 파주사업장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을 기존 3만장에서 6만장으로 늘리기 위한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TV용 대형 LCD·OLED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LG디스플레이지만 태블릿·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모바일, 전장 등 수주형 사업을 정조준하며 고부가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올해 2분기 기준 42%에 머물고 있는 OLED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꾸준히 끌어올리기 위해 인력·조직 개편에 분주한 상황이다.
차세대 선행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CTO 조직의 경우 현재 기반기술연구소와 선행기술연구소 등 2개 연구소로 운영되고 있다. 두 연구소 모두 미래 디스플레이 개발을 목표로 각각 기초·융합기술(기반기술연구소)과 선행기술·디지털전환(선행기술연구소) 등을 담당한다.
다만 과거와 차이점이 있다면 주요 R&D 과제에서 LCD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2021년까지 CTO 조직 아래 연구소는 LCD·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개발을 맡았는데 지난해부터 LCD 과제 자리에 P-OLED가 등장하며 R&D 방향성이 미래 OLED로 명확해졌다.
윤 부사장이 이끄는 CTO 조직뿐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도 LCD 사업부 인력을 대상으로 P-OLED·OLED 전환 교육을 시행하며 사업 전환의 기반을 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OLED 직무전환 대상자에게 입문지식, 공정기술 기초, 실무 지식·스킬 강화 등 3단계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300여명의 인력이 해당 교육을 이수해 OLED 조직으로 전환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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