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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업계 생존전략]'한·미 합작' 유한킴벌리, 터줏대감 '물류'에 주목하다'출산율 저하' 시니어사업 돌파구 모색, '벤더 플렉스' 등 확대

이윤정 기자공개 2023-08-10 07:57:00

[편집자주]

국내 화장지업계는 해외 합작사로 시작한 유한킴벌리와 토종기업인 모나리자, 미래생활, 깨끗한나라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내수시장 경쟁심화로 레드오션이 된 가운데 최근 펄프 등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저마다 신사업 문을 두드리는 등 몸부림을 칮고 있다. 화장지 제조사들의 경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향후 생존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법인인 킴벌리 클라크 코퍼레이션(Kimberly-Clark Corporation:KCC)과 유한양행이 공동 출자해 1970년 문을 연 유한킴벌리는 화장지를 중심으로 기저귀, 생리대 등 국내 위생용품 제조를 주업으로 한다. 국내 화장지업계는 오랜 기간 시장을 점유해 온 유한킴벌리에 맞서 토종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경쟁 심화와 맞물려 불안한 경제여건과 패러다임의 전환 대비해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주요 제품군인 기저귀 등 유아용품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버세대를 겨냥한 제품군과 집안 관리용품을 강화하며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이후 물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커머스 고객사들과 협업 운영을 도입해 새로운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 저출산으로 유아동 감소 불가피…핵심제품군 강화 주목

2022년 유한킴벌리는 매출액 1조5092억원, 당기순이익 14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액이 2.9%, 당기순이익이 9.9%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2022년 변화의 필요성을 여실히 느낀 한 해기도 했다. 저출산으로 기저귀시장이 축소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마스크, 손소독제, 핸드워시 등 위생용품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의 사업은 △유아동△여성△가정△시니어△스킨케어△산업위생△헬스케어로 나뉘어진다. 출산 감소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유아동 사업부문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한킴벌리는 회사의 핵심사업군이자 주력인 화장지사업을 확대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유한킴벌리는 화장지 부문에서 크리넥스, 스카트, 뽀비 등의 국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이들 화장지 상품의 브랜드 경쟁력을 빠르게 청소 및 집안관리용품으로 확장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청소 및 집안관리용품 시장에 갓 입성한 스카트 브랜드가 소비자의 형태 변화에 따른 대응과 신속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2022년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실적 선방에 이뤄진 요인도 이들 가정 사업부문의 점유율 확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정사업부문과 함께 유한킴벌리가 주목하고 있는 영역이 시니어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기반으로 전문 케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생활정보, 커뮤니티를 갖춘 전용 플랫폼인 '오늘플러스'도 운영하며 제품 뿐 아니라 문화 교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시니어케어사업은 시설 투자를 통해 향후 유한킴벌리의 주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벤더 플렉스 강화…익일 배송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

유한킴벌리가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 맞서 공을 들이는 대목은 배송 관련 물류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소비자와 직접거래하는 D2MP(Direct to Marketplace)에서도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익일 배송 서비스로 개편하는 등 고객 중심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유한킴벌리는 이커머스 고객사와 김천·대전공장에서 벤더 플렉스(Vendor Flex)를 협업 운영해 왔다. 벤더 플렉스는 고객사의 창고관리 시스템을 유한킴벌리 공장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아 포장 배송하는 형태다. 제조사와 이커머스 고객사 간 상품 이동을 줄여 전체 공급망 비용을 최소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유한킴벌리는 신성장 동력과 혁심제품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올해까지 143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공격적인 설비투자도 포함돼 있다.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투자를 집행했던 김천공장 초지 10호기, 대전공장 탐폰 생산 설비 등의 대형 설비가 올해 가동을 시작한다.

벤더 플렉스를 통해 물류비 절감 뿐 아니라 배송 소요 시간 단축 등 서비스 개선 효과를 거두면서 상품 카테고리 다양화 등 신규 판매 기회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충주공장에도 벤더 플렉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서 생산한 제품이 코패킹센터를 거쳐 벤더 플렉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프로세스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소비자 주문에 즉각 대응해 익일 배송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있어 최소 10% 이상의 판매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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